'무도-토토가', 90년대 추억 없는 20대에게 향수라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1.06 09: 54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이하 토토가)가 가요계도 못 해던 일을 해냈다. 90년대를 소환해 음원차트를 점령한 것이다. 
가요계의 르네상스였던 90년대 가수들이 총 출동한 '토토가'는 지난 주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아이디어를 이 만한 프로젝트로 발전시킨 예능프로그램에 일면 경외감이 들 정도다. '무한도전'의 평균시청률 보다 2배 높은 29.6%를 기록했고 순간 시 청률이 35.9%까지 치솟았다.
연령대별로는 여자 40대(28.3%)가 가장 높았고, 이어 여자 50대(22.3%), 남자 40대(21.5%), 여자 30대(21.3%), 여자 20대(21.0%) 순이였는데 이로 인해 당시 주요 팬층이던 40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토토가' 인기의 키워드는 향수다. 밀리언셀러와 팬덤이 등장하고, 다양한 장르와 춤꾼, 그리고 가수가 존재했던, 이견이 있지만 황금기로 불렸던 90년대 가요계를 향한 낭만적 감성이다.
그런데 사실 그 시대를 '적극적으로' 향유하지 않았던 20대층에게도 '토토가'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가소 놀라운 일이다. 무엇이 그들을 '찌릿'하게 만들었을까.
한 번도 살아 본 적 없는 한옥집이 즐비한 북촌 마을 풍경에 감탄하고, '복고'라 불리는 과거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이 복고 패션이라며 열광하는 아이템 같은 것들처럼, 보다 젊은 세대들에게 '토토가'는 향수가 아닌 '새로움'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토토가' 관람 평 중 '엄마가 봐서 봤는데 재미있었다' 류의 반응도 꽤 있다. 적어도 그들은 왜 그 무대를 보면서 눈물이 '핑' 도는지는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SES 같은 걸그룹의 시초를 보고, 아직까지도 독보적인 여자 솔로 가수로 평가받는 엄정화의 전성기 무대가 재연된다는 것은 젊은 세대에게도 하나의 파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토토가' 열풍을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과 비교하는 시선도 있는데, 오히려 '국제시장'보다는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더 가까울 것 같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할머니-할아버지가 보여주는 알콩달콩 썸 같은 로맨스는 요즘 세대 트렌드와 일정 부분 맞아떨어지는 게 있다. 즉 과거를 과거로 보는 것이 아닌, 과거에서 적극적으로 현재를 찾는 것이다.
한편 엄정화, 김건모, 터보 등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방송 나흘째 음원차트를 장악하고 있는 중이다. 6일 오전 각종 음원차트에는 김건모 ‘잘못된 만남’, 터보 ‘러브 이즈(Love is)’, 쿨 ‘애상’, 지누션 ‘전화번호’, ‘말해줘’, SES ‘아임 유어 걸(I’m Your Girl)’ 등 ‘토토가’의 노래들이 대부분 차트 상위권을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nyc@osen.co.kr
각 앨범 커버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