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한 시대 가버렸나..너무 고요한 '압구정백야'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1.06 10: 08

임성한 작가의 시대는 저물었나. 많은 관심 속에 출발했던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가 기상천외한 장면들로도 큰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총 120회로 기획돼 현재 58회까지 방송, 이제 절반 정도를 달려온 '압구정 백야'의 시청률은 평균 12% 정도다. 첫 회는 8.7%(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자체최고시청률은 지난 1일 방송분이 기록한 13.2%다. 가장 최근 방송분인 지난 5일에는 12.9%를 나타냈다. 반 정도를 달려왔지만 그다지 크지 않은 상승폭이다.
'압구정백야'는 당초 주인공 백야(박하나 분)의 이해 못할 행동들로 주목받았다. 임성한의 새 작품으로서 그 '명성'에 걸맞은 주목도였다. 백야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시누이였고, 매 회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들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모두 들었다. 이는 임성한 작가의 패턴. 그 때까지만 해도, 욕 하면서도 볼 수밖에 없는 '임성한 월드'의 새로운 시작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벌써 절반의 분량이 방송됐지만 대중은 고요하다. 그렇다고 임성한 작가의 힘이 빠진 것은 아니다. 그의 전작들이 그랬듯, '압구정백야' 또한 시청자들에게 훈계하고, 먹는 것에 집착하고, 말풍선도 등장했다. 특유의 말투도 여전하다. 실제 언어 생활과는 거리가 먼 말투를 등장인물 모두가 사용하고 있다.
또한 도저히 이 장면이 왜 등장해야하는지를 모를 전개들도 여전히 많다. 예를 들어 지난 1일 방송에서는 MBC 이진숙 보도본부장이 등장해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왕자와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2분가량 방송됐다. 앵커로 등장한 이진숙 본부장은 압둘라 왕자와 한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같은 뜬금없는 전개에 시청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처럼 '압구정백야'에는 어느 하나 빠진 것 없이 임성한 작가의 전매특허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전작들에 비해 초라한 수준. 단순히 시청률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과거엔 분명히 화제로 떠올랐을 법한 장면들도 이제는 큰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 모두 손에 넣지는 못한 상황이다. 시청률 면에서도 큰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화제성 면에서도 너무나 고요하다.
물론 아직 기회는 있다. 친엄마를 향한 백야의 복수극이 독해지고 구체화되는 가운데, 반환점을 넘어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 임성한 작가가 이름값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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