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뉴 캡틴 이종욱, "절대 자만하지 말자" 당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1.06 13: 01

"절대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간절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NC 외야수 이종욱(35)은 올해 새롭게 공룡 군단의 주장 완장을 찼다. 이호준이 물러난 후 김경문 감독이 직접 이종욱에게 주장을 맡겼다. FA 이적 첫 해 124경기 타율 2할8푼8리 126안타 6홈런 78타점 15도루로 공수주에서 활약한 이종욱은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그는 5일 마산구장에서도 손시헌과 끝까지 남아 개인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새 주장으로서 이종욱이 선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했다. "절대 자만하지 말자. 간절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는 당부였다. 지난해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빠르게 자리 잡은 NC이지만 성공에 도취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음 이종욱과 일문일답이다. 

- NC 이적 첫 해를 되돌아보면 어땠나. 
▲ 처음 와서 설렘과 부담 그리고 걱정도 있었다. 다행히 팀 성적이 좋게 나왔지만 개인 성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초반에 너무 부진했던 것이 아쉬웠다. 
- 그래도 끝내기 만루홈런 등 결승타만 10개를 터뜨렸다. 
▲ 3~5번 타자들이 워낙 좋아서 중요할 때 찬스가 내게 많이 걸렸다. 기록 면에서 타점을 많이 올렸지만 타율이나 도루는 기대 이하였다. 특별히 타격 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은 아니었다. 
- 베테랑으로서 중심을 잡아주며 FA 모범생 평가를 받았다. 
▲ 시즌 초반에 안 좋아서 먹튀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해도 의식이 되더라. 다행히 팀원들이 잘 해줘서 팀이 4강에 들었다. 덕분에 FA 모범이라는 평가도 받을 수 있었다. 팀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 나성범이 골든글러브 수상 후 특별히 고마움을 나타냈다. 
▲ 글쎄, 내가 딱히 해준 건 없는데 그렇게 말해줘 고맙다. 사실 내가 성범이에게 어떤 말을 해줬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씩 어떤 말을 할 때마다 그것을 깊이 받아들인다는 느낌은 있었다. 
- NC에 온 것이 야구인생에 어떤 전환점이 됐나. 
▲ 새로운 것을 많이 느꼈다. NC에는 어려움을 겪은 선수들이 많아서인지 정말 열심히 하더라. 살아남기 위한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다. 내가 처음 프로에 왔을 때의 초심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초심을 잊을 만했을 때 NC에 와서 많은 걸 배웠다.  
-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로 캠프를 떠난다. 
▲ 이번에 1~2군 전체로 대규모 캠프를 간다. 팀이 훈련하는데 있어 어수선하지 않게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무엇보다 부상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 
- 올 시즌 NC의 전력을 낮게 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 오히려 야구 전문가 분들께서 상위권으로 평가해주지 않는 게 자극제가 된다. 우리 선수들은 부담을 안 가질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더 노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기대 안 한 상황에서 성적이 나면 더 좋다. 
- 이적 2년 만에 주장을 맡게 됐다. 
▲ 감독님께서 한 번 맡아보라고 하셔서 흔쾌히 수락했다. 더 큰 책임감을 가지려 한다. 팀이 흐트러지지 않고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할 것 같다. (이)호준이 형이 만들어놓은 NC만의 전통과 틀 안에서 내 역할을 하겠다. NC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을 할 때는 고참과 후배들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딱딱 하는 분위기가 되어있다. 
- 지난해 8월10일 마산 SK전에서는 선수들의 단체 우천 세리머니가 화제였는데 그것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 
▲ 그때 당시 팀이 연패 중이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남들이 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게 어떨까 싶었다. 호준이형이 받아주셨고 팬들의 반응이 괜찮았다. 세리머니 이후 팀도 연패를 끊고 좋은 흐름을 탔다. 괜히 오버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었다. 
-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 선수들이 절대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연봉도 많이 올랐다. 그러다 자칫 나태해질 수 있다. 간절함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간절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때 나태해진 적이 있었나. 
▲ 나도 한 번씩 간절함이 잊혀 질 때가 있었다. 주위 시선이 안 보이고, 잘 나갈 때는 '내가 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슬럼프가 오더라. 야구를 너무 쉽게 봤고, 성적이 떨어지게 됐다. 한 번 좋은 맛을 보면 초심을 다시 갖기 어렵다. 후배들에게 그런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야구라는 게 올라가는 건 어려워도 내려가는 건 금방이다. 내가 직접 느끼고 경험한 것이라 후배들에게 기술적인 것보다 더 중요하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 전력적인 면에서는 팀에 어떤 도움이 되고 싶나. 
▲ 아직 구체적인 팀의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일단 팀을 위해 희생해야 할 것 같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의 주장을 맡은 만큼 희생정신을 갖도록 하겠다. 물론 야구를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 2015년 각오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일단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감독님이 원하는 멋진 야구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하겠지만 안 좋을 때에도 우리 팀에 맞는 색깔, 패기 있는 야구,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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