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협회, "삼성중공업 해체는 아마종목 전체에 큰 영향"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1.06 14: 40

"올림픽 정식 종목 럭비의 해체는 아마종목 전체에 큰 영향".
대한럭비협회는 6일 오후 2시 서울역 4층 KTX 대회의실에서 삼성중공업 럭비팀 해체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 럭비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 해체 반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삼성중공업 럭비팀은 단순히 팀 운영이 전부가 아니다. 삼성 럭비에서 시작된 한국 럭비의 자산은 꽤나 크다. 1995년 시작된 삼성컵 전국 7인제 럭비 선수권 대회는 한국 럭비 수준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또 럭비는 아시안게임 효자종목으로 1998년 이후 꾸준히 메달을 획득하며 국위선양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삼성중공업 선수들은 국가대표팀의 주력 선수로 활약하면서 메달 획득에 큰 도움을 줬다. 한국 남자 럭비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원종천 럭비협회 부회장은 "럭비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실업팀을 꾸려 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기 종목에 비해서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 부처를 통해 문의를 해봤다. 과거와 같은 경우에는 이점이 있었지만 현재는 특별하게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도 없다. 따라서 럭비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태웅 럭비협회 사무국장은 "현재 한국의 스포츠가 인기종목에만 관심이 집중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럭비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기 때문에 많은 이점이 있다. 따라서 삼성중공업 럭비팀의 해체는 아마 스포츠계에서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 그런 현실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의 아마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이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대회에서 스포츠 강국 한국의 든든한 메달밭으로 자리잡은 아마추어 종목에서 삼성의 투자가 없었다면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 삼성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마추어 스포츠팀은 테니스(삼성증권) 태권도(삼성에스원) 탁구 레슬링(이상 삼성생명) 배드민턴(삼성전기) 육상(삼성전자)과 그리고 삼성중공업의 럭비 등 모두 7개팀이다.
따라서 삼성중공업의 럭비팀 해체는 충격이다. 삼성을 상징하는 스포츠 종목이 바로 럭비이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73)은 럭비명문 서울사대부고를 다닐 때부터 럭비에 심취했고, 럭비의 3대 정신인 인내와 협동, 희생을 경영 철학으로 채택했다. 럭비는 야구, 골프와 함께 그룹의 3대 스포츠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해체 이유는 분명하다. 모기업의 실적악화로 인해 더이상 팀 운영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3625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한 1815억 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20억 원에 이르는 럭비단 운영비를 지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삼성중공업 럭비팀의 해체 시기는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 현재 팀은 훈련을 하고 있지만 매년 실시하는 재계약은 미뤄진 상태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