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열풍이 상상 이상으로 커져가고 있다. 단순히 예능의 영역을 넘어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토토가'는 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10팀의 무대를 꾸민 '무한도전' 특집 중 하나다. 매주 혹은 몇 주씩 돌아가며 새로운 특집을 하는 '무한도전'으로서는 언제나 해왔던 일들 중 하나다. 그러나 파급력은 남다르다. 단순히 높은 시청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여러 가지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현상 중 하나가 전례없는 상표 출원 논쟁이다. '무한도전' 측이 상표 등록을 하기도 전에 이미 제3자들이 '토토가'의 이름으로, 혹은 비슷한 이름의 상표를 등록해 이득을 취득하려 했던 것. 이른바 상표브로커인데, 이 같은 상표브로커들이 '토토가'의 상표를 선점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많은 시청자들이 분노했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상표브로커들에게 '토토가'가 넘어가지는 않을 전망. 이에 대해 특허청 한 관계자는 OSEN에 "지난 11월 한 개인이 '토토가' 상표 출원을 했지만 등록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방송과 무관한 개인의 상표 출원은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다. '토토가'는 길거리 풍경도 바꿔놨다. '토토가' 방송 이후 최신 가요가 들려오던 거리에서는 9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추억의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과거 '길보드 차트'가 인기의 척도였던 시절의 거리 풍경이 2015년에 다시 나타난 셈이다. 또한 '토토가'를 변형한 이름의 복고풍 주점이 생겨나거나, 음식점 등지에서 '토토가'라는 이름과 콘셉트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토토가'의 힘은 음원차트에 가장 강력히 발휘됐다. 방송 이후 많은 곡들이 차트인되며 인기를 실감케한 것. 방송이 끝난 지 3일이 지난 6일 오전 7시 기준, 엄정화의 '포이즌(Poison)'은 올레뮤직과 소리바다 등 두 개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은 벅스에서 1위에 올랐다. 또 터보의 '러브 이즈(Love is)', 쿨 '애상', 지누션 '전화번호', '말해줘', SES '아임 유어 걸(I’m Your Girl)' 등 '토토가'에 등장한 노래들이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는 '기현상'을 보여줬다.
출연 가수들의 위상도 높아졌다. 일례로, 소찬휘와 김현정은 '토토가'로부터 힘을 얻어 오랜만에 앨범을 내고 대중을 찾아온다. 이 뿐 아니라 이정현은 그가 주연을 맡은 SBS 새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 첫 방송과 '토토가' 방송이 같은 날로 겹쳐 의외의 이득을 보게 됐다. 이정현은 이날 늦은 밤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며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처럼 '토토가'는 끝이 났지만 '토토가'를 보며 춤을 추고 눈물을 흘린 이후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단순히 '무한도전'의 한 코너를 넘어 사회 전반에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토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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