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기대된다. 우승하고 싶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이하 한국시간) 결전지인 캔버라에 입성했다. 오전 7시 정들었던 시드니를 떠나 육로를 통해 4시간여를 달린 끝에 오전 11시 결전 장소에 당도했다.
슈틸리케호는 조별리그 1, 2차전 동안 묵을 리암 호텔에 곧바로 여장을 푼 뒤 담금질을 이어갔다. 오후 4시께부터 디킨 스타디움서 구슬땀을 흘렸다.

남태희와 이명주에게 브라질 월드컵은 '동병상련'의 무대였다. 둘은 모두 승선 좌절의 아픔을 기억하며 특별한 아시안컵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남태희는 최근 몇 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굴곡진 시기를 보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홍명보호의 일원으로 활약하며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잊고 싶은 기억이다.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남태희는 "2011년 아시안컵이 끝나자마자 대표팀에 뽑혔다. 첫 아시안컵 출전이라 욕심도 있고 기대도 많다"면서 "경기에 많이 출전하고 싶고, 골 욕심도 있다. 당연히 우승도 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이명주에게도 아시안컵은 특별한 무대다. K리그서 맹위를 떨쳤지만 끝내 브라질 월드컵 승선 좌절의 쓴맛을 다셨다. 이명주는 "메이저대회는 처음이라 나름대로 많이 기대하고 있고, 책임감도 생긴다.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면서 "우승하려고 왔기 때문에 준비를 잘하고 있다. 함께 뭉쳐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기회가 된다면 팬들에게 나를 조금 더 알리고 싶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은 오는 9일 개막하는 2015 AFC 아시안컵서 개최국 호주를 비롯해 오만, 쿠웨이트와 A조에 속했다. 10일과 13일 캔버라 스타디움서 오만,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 2차전을 벌인 뒤 17일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남태희와 이명주가 아픔을 딛고 같은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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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위)-이명주 / 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