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 블록슛 향해’ 김주성, 대기록 도전은 계속된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1.07 06: 59

‘리바운드 대기록’을 달성한 김주성(36, 동부)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원주 동부는 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홈팀 인천 전자랜드에게 75-80으로 패했다. 승패를 떠나 이날 인천에 모인 4988명의 관중들은 프로농구 역사의 산증인이 됐다.
김주성은 1쿼터 종료 1분 8초를 남기고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가 정규시즌 통산 3830번째 리바운드를 잡아 조니 맥도웰(44, 통산 리바운드 3829개)을 3위로 밀어내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홈팬들은 잠시 승부의 치열함을 잊고 대선수의 위대한 기록을 마음껏 축하해줬다. 스포츠가 선사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비록 패했지만 이날의 영웅은 김주성이었다. 그는 이례적으로 경기에 지고도 공식인터뷰에 임했다. 김주성은 “경기를 중간에 끊어서 (공에 사인을) 하기가 어려운데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님과 인천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별 느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기록을 달성하고 나니 기쁘다. ‘내 후배들은 더 큰 영광을 얻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4000리바운드를 향해 달려갈 힘이 날 것 같다”며 크게 감격했다.
인천삼산체육관은 불과 3개월 전 김주성이 조국에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바로 그 장소였다. 인천 팬들도 승패를 떠나 김주성의 기록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성숙한 관전의식을 선보였다. 전자랜드 구단 역시 원정팀 선수의 대기록을 기념하는 동업자 정신을 발휘했다. 김주성은 “오늘 같은 경우 농구를 정말 사랑하는 팬들이 많이 오셔서 축하해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기록을 의식했냐는 질문에는 “원래 기록에 대해 무덤덤한 편이다. 기록지도 잘 안보는 스타일이다. 물론 잘하면 기록이 좋지만, 못하면 기록이 좋아 자만할 수 있다. 13번째 시즌을 치르다보니 하나하나 뭔가 쌓여 있었나보다. (주)희정이 형 900경기 이후 (통산기록에) 관심을 많이 쏟아주셔서 기분이 좋다. 내 기분도 좋지만, (기록을 잘 챙겨주면) 후배들이 나중에 얼마나 더 큰 기쁨이 있을까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통산 2위지만 김주성(3835개, 평균 6.5개)의 기록은 1위 서장훈(5235개, 평균 7.6개)의 기록에 여전히 1400개 뒤져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김주성이 216경기를 더 뛰어야 서장훈의 기록을 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 36세인 김주성의 나이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신기록은 어렵다.
서장훈의 기록을 깰 수 있겠냐고 묻자 김주성은 “솔직히 깨지 못할 것 같다. 1만 득점과 5천 리바운드는 힘들 것 같다. 그래도 내게 목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장훈이형의 득점과 리바운드에 최대한 근사치라도 따라가는 것이 목표다. 그러면 후배들이 내 기록을 먼저 넘어야 하니까 그 기록을 따라오다 보면 장훈이 형의 기록도 눈앞에 있어 열심히 할 것 같다. 정말 장훈이형의 기록은 대기록”이라며 동기부여에 더 의미를 뒀다.
김주성이 현실적으로 도전해볼만한 대기록은 여전히 많다. 정규시즌 8928점을 넣고 있는 김주성은 9000득점이 눈앞이다. 964개를 기록 중인 블록슛 역시 사상 최초 1천개 달성이 보인다. 정규시즌 589경기에 출전한 김주성은 올 시즌 11경기만 더 뛰면 통산 7번째로 600경기 출전을 달성한다. 김주성은 “시즌을 치르면서 목표는 만점과 1000블록슛이었다. 득점은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블록슛은 득점이나 리바운드보다 꼭 하고 싶은 기록”이라며 블록슛에 의욕을 보였다.
기록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김주성의 입장은 단호하다. 팀을 위해 열심히 하다 보니 기록이 쌓인 것이지, 기록달성을 위해 뛴 적은 없다는 것. 김주성은 “처음에 리바운드를 잡을 수 있었지만 터치아웃이 될까봐 일부러 안 잡았다. 나는 기록을 위해 (리바운드를) 잡는 것이 아니라 팀이 먼저다. 아쉽진 않았다”면서 팀의 승리에 더 의미를 뒀다. 이렇게 팀을 먼저 위하는 헌신이야말로 김주성이 대기록의 금자탑을 쌓은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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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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