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통신]피아자의 HOF 득표율 69.9%가 갖는 의미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1.07 06: 31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7일(이하 한국시간) 2015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 발표 직전 ESPN의 버스터 올리 기자가 게재한 기사 중에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었다.
과연 마이크 피아자는 이번 투표에서 앞 선 두 해 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피아자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빼어난 공격형 포수라는 것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개인 통산 427홈런(역대 47위)을 기록했고 통산 타율 역시 .308이었다. 포수로 실버슬러거상을 10차례 수상했고 올스타에도 12차례 선정됐다.

1992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빅 리그 무대를 밟았던 피아자는 1993년 35홈런, 112타점을 올리면서 신인왕에 선정됐다. 이 시즌에 올스타에 선정됐고 실버슬러거상도 받았다. 
2007년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개인 통산 1,912경기에 출장했다. 이중 포수 마스크를 썼던 것은 1,630 경기였다. 1,335타점 2,127안타로 메이저리그 경력을 마쳤다.
올리 기자는 이런 성적에도 불구하고 피아자가 2013년과 2014년 투표에서 헌액에 필요한 75% 득표에 실패한 것을 PED( performance-enhancing drugs)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피아자는 현역 시절 한 번도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 하지만 많은 야구담당 기자들은 피아자가 PED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피아자에게 투표하지 않은 기자들 역시 이런 의심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올리 기자는 제프 배그웰 역시 같은 이유 때문에 2014년까지 4번의 투표에서 75% 득표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배그웰은 스테로이드 사용의혹을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피아자와 배그웰의 명예의 전당 입성 여부는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 이외에 커트 실링, 마크 맥과이어 등도 마찬가지 양상이지만)의 명예의 전당 헌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아자와 배그웰이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된다는 것은 약물의혹에 대한 투표권자(미국야구기자회 소속 기자)들의 태도가 관대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풀이다.
이 기사가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015년 투표결과가 발표됐다. 결국 피아자는 헌액자가 되지 못했다. 69.9%를 얻어 헌액에 필요한 75%를 넘지 못했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결정 된 4명 외에 가장 많은 득표였지만 아직도 벽이 남아 있음을 실감해야 하는 숫자다.
물론 긍정적인 점도 있었다. 두 번째 도전이었던 62.2% 보다는 득표율이 올라갔다. 처음 후보가 됐던 2013년에는 57.8%였으니 올 해의 득표 증가율이 지난 해 보다도 더 높았던 셈이다.
5번째 도전이었던 배그웰은 이번 투표에서 5위를 차지했다. 득표율 55.7%였다. 지난 해 54.3%에서 조금 늘어나기는 했지만 유의미한 증가인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2013년 59.6% 를 얻은 뒤 멀어져 가는 듯 했던 명예의 전당 입성이 아직은 포기하기 이르다는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올리 기자가 주목하는 클레멘스와 본즈의 올 해 득표율은 어떻게 됐을까. 클레멘스는 37.5%, 본즈는 36.8%의 득표율을 각각 보였다. 클레멘스는 처음 후보가 됐던 2013년 37.6%에서 지난 해 35.4%로 후퇴 했으나 올 해 다시 반전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본즈 역시 36.2%-34.7%-36.8%로 반전 추세를 만들어 냈다. 본즈는 미미하지만 첫 후보가 됐던 2013년 보다 올 해의 득표율이 더 높았다.
결국 피아자(그리고 배그웰)의 올 득표율과 함께 이들이 약물의 사슬에서 아주 조금씩 이나마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물론 단순히 의심만 받고 있는 피아자나 배그웰에 비해 본즈와 클레멘스에겐 75% 의 벽이 여전히 높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올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된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투표결과 발표 후 인터뷰에서 “클레멘스와 함께 하지 못해 슬프다”고 말했다.
과연 클레멘스의 354승과 본즈의 762홈런이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올지 궁금하다.
 
nangap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