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형평성이 제기됐다. 이번에는 손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유망주 시장으로 변질된 2차 드래프트가 보호 장치 없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10개 구단 단장 모임인 실행위원회는 지난 6일 야구회관에서 2차 드래프트 유망주 보호 실행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12월 1박 2일로 열린 윈터미팅부터 유망주 보호에 대한 의견이 나왔고, 이번 실행위원회서 확정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0번째 구단 kt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A구단 단장은 실행위원회를 마친 후 “kt도 똑같은 조건에 놓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kt가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오르는 팀인 만큼, 올해까지는 이전과 똑같은 조건에서 2차 드래프트를 열어야 하지 않겠나’더라.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는데 이대로라면 올해 11월 2차 드래프트도 유망주 보호에 대한 세부시책이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 11월 22일 처음으로 시행된 2차 드래프트는 오랫동안 2군에 머물고 있는 20대 후반·30대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각 팀 전력을 평준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쉽게 말해 좀처럼 올라서지 못하는 2군 선수들을 생각하자는 취지였다. 외국인선수와 군보류 선수, 그리고 FA를 제외한 각 팀의 40명 보호선수 외에 선수들이 2차 드래프트 대상자가 된다. 2차 드래프트는 격년제로 열리며 구단마다 최대 3명을 지명할 수 있고, 최대 5명을 다른 팀에 내줄 수 있다.
그런데 첫 번째 2차 드래프트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27명의 선수 중 10명이 프로입단 3년차 이내였다. 2차 드래프트 성공신화 이재학을 비롯해 오정복 윤정우 이경록 백세웅 우병걸 등과 같은 신예들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팀을 옮겼다.
2013년 11월 22일에 열린 두 번째 2차 드래프트서도 이러한 흐름은 유지됐다. 총 34명이 이적한 가운데 8명이 3년차 이내였다. 첫 번째 2차 드래프트와 마찬가지로 삼성 두산 LG 신예들이 집중적으로 지명 받았다. 선진 육성 시스템을 구축, ‘꾸준한 강팀’이 되기 위한 구단의 장기적 플랜이 2차 드래프트로 흔들리게 된 것이다. 고졸 신인선수가 프로에 입단한 지 1년 만에 유니폼을 바꿔 입어야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이에 각 구단 단장들은 3년차까지, 그리고 군입대 예정자도 자동보호되는 규칙을 만들자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kt가 9번째 구단 NC와 동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당장 유망주 보호규정이 적용되기 어려워졌다. A구단 단장은 “문제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형평성이 제기됐다. 이번에는 손을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NC의 경우, 첫 번째 2차 드래프트서 특별추가지명 혜택에 따라 7명의 선수를 뽑았고, 두 번째 2차 드래프트에선 3명을 얻고 5명을 내줬다. kt는 두 번째 2차 드래프트부터 참가, 역시 특별추가지명 혜택으로 총 8명의 선수를 데려왔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세 번째 2차 드래프트부터는 특별추가지명이 없어진다. 때문에 kt 역시 최대 3명의 선수를 얻고, 5명의 선수를 내줄 수 있다.
결국 kt 입장에선 이득이 될 수도, 손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군용 선수가 적은 kt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전력을 보강할 기회는 얻는 것은 맞다. 그러나 두 번째 2차 드래프트에서 5명을 빼앗긴 NC처럼 다른 팀들이 kt 유망주들을 집중 지명하는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김성배 최승환 김일경 최동수 유재웅 신용운 이혜천 김민우 김태영 심수창 임재철처럼 2차 드래프트 취지에 따라 새 팀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은 베테랑들도 많다. 그렇지만 오는 11월에도 유망주를 집중 지명하는 일은 반복될 것이다. 어느 정도 전력을 갖춘 팀이라면, 2차 드래프트에서 빼앗긴 선수들을 타 팀 유망주로 메우는 전략을 짤 것이 분명하다. 유망주 시장으로 변질된 2차 드래프트가 시행착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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