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이하 토토가)가 가요계도 못 해던 일을 해냈다. 90년대를 소환해 추억의 스타를 전설로 만든 것이다. 이 이면에는 또 다른 열망도 있다.
가요계의 르네상스였던 90년대 가수들이 총 출동한 '토토가'는 지난 주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아이디어를 이 만한 프로젝트로 발전시킨 예능프로그램에 일면 경외감이 들 정도다. '무한도전'의 평균시청률 보다 2배 높은 29.6%를 기록했고 순간 시 청률이 35.9%까지 치솟았다.
연령대별로는 여자 40대(28.3%)가 가장 높았고, 이어 여자 50대(22.3%), 남자 40대(21.5%), 여자 30대(21.3%), 여자 20대(21.0%) 순이였는데 이로 인해 당시 주요 팬층이던 40대뿐만 아니라 그 시절을 적극적으로 향유하지 않았던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엄정화, 김건모, 터보 등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방송 후 음원차트를 휩쓸기도 했다. 각종 음원차트에는 김건모 ‘잘못된 만남’, 터보 ‘러브 이즈(Love is)’, 쿨 ‘애상’, 지누션 ‘전화번호’, ‘말해줘’, SES ‘아임 유어 걸(I’m Your Girl)’ 등 ‘토토가’의 노래들이 대부분 차트 상위권을 장식했다.
그런데 '토토가'는 당초 제작진이 원한 라인업과 100% 일치된 구성은 아니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얘기다. 이미 방송을 통해 일정 부분 그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여기에 90년대가 황금기라 불렸던 만큼, '토토가'에 출연한 이들이 물론 대표성을 갖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그들 외의 가수들 역시 분명 존재한다. 실제로 '토토가' 방송 이후 "OO도 나왔으면 좋았을 걸", "내가 좋아했던 OO가 빠져 아쉬웠다" 등 부재에 대하 그리움을 담은 반응도 많았다.
'토토가'는 그 해당 가수들에게도 하나의 신선하고 짜릿한 충격으로 다가온 듯 하다. 특히 '토토가' 출연 가수와 장르나 이미지가 겹쳐 섭외가 불발됐지만, 그 못지 않게 화제를 낳고 큰 사랑을 받았던 가수들에게는 무대 자체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는 전언이다.
한 관게자는 "예능프로그램에 관심이 전혀 없는 편이지만, '토토가'를 보면서 '나에게도 저런 기회가 한번쯤 다시 주어질까?'란 생각을 절로 해보게 되더라. 물론 '토토가'에는 음악 장르가 정확히 겹치는 더 큰 사랑을받았던 가수가 출연했다"라며 "90년대 더 많은, 숨겨진 많은 가수들이 있었는데, 언젠가 그들도 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음 싶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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