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42)가 내년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지만 같은 팀에서 활약했던 노모 히데오(47)의 득표율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7일(한국시간) 2015년 명예의 전당 입성자를 발표했다. 투표인단 1인당 10명까지 지명할 수 있는 가운데 예상대로 랜디 존슨(97.3%), 페드로 마르티네스(91.1%), 존 스몰츠(82.9%)라는 첫 해 대상자들이 안정된 득표율로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아쉽게 탈락했던 크레익 비지오(82.7%) 또한 재도전에 성공했다.
한 해에 한 명의 후보자도 명예의 전당 문턱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 측면에서 4명이 한꺼번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존슨, 마르티네스, 스몰츠의 거대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내년 후보자로는 누가 있을까. 올해 아쉽게 입성하지 못한 마이크 피아자의 재등장이 유력한 가운데 켄 그리피 주니어, 트레버 호프먼 등 확실한 대상자들도 있다.

박찬호도 2016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 이름을 올린다. 2010년이 메이저리그 마지막 활약 시기였던 박찬호는 5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모두 채워 피선거권을 갖는다. 1994년 LA 다저스에서 MLB 무대에 데뷔한 박찬호는 2010년까지 통산 476경기(선발 287경기)에서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는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으며 2001년에는 35경기에 선발 출전, 내셔녈리그 최다 선발 출전을 하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피선거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5% 이상의 득표를 해야 한다. 15년간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5%도 득표하지 못하고 1년 만에 사라지는 선수들이 절대 다수다. 박찬호의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MLB에서 10시즌 이상을 활약해야 주어지는 값진 성과이기 때문이다. 한편 아시아 선수로는 2014년 노모 히데오 이후 두 번째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MLB 통산 323경기(선발 318경기)에 나서며 123승10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한 노모는 독특한 폼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995년 13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으며 두 차례나 탈삼진왕을 차지했고 1995년에는 3번의 완봉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 이런 노모는 2014년 투표 당시 1.1%의 득표율을 얻었다.
아시아 최다승을 가지고 있는 박찬호의 득표율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노모와 비슷한 득표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노모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그 자체도 의미가 있을 전망이다. 당분간은 아시아 출신으로서 명예의 전당 투표 자격을 얻을 선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아시아 출신 최다 득표율의 타이틀도 꽤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피선거권을 갖는다는 자체가 영광인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박찬호가 또 하나의 이름을 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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