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G’ 프로야구, 6선발 체제 현실성 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1.07 14: 27

한국프로야구에 큰 변화가 생긴다. 출범 이래 단일 시즌 최다 경기수인 팀당 144경기 체제가 그것이다. 이에 마운드 전략 수립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팀에서는 ‘6선발 체제’를 연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현실성이 적다는 의견도 나온다.
10구단 kt의 합류로 한국프로야구는 올해부터 팀당 144경기를 벌인다. 이는 지난해 128경기보다 16경기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넥센의 경우는 정규시즌 128경기와 플레이오프 4경기, 그리고 한국시리즈 6경기를 합쳐 총 138경기를 치렀다. 올해는 정규시즌만 해도 그 이상의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극심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지난 2년간 있었던 ‘4일 휴식일’이 사라진다는 것 또한 변수다.
특히 야수보다는 마운드의 체력부담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올해 극심한 타고투저를 경험한 각 팀 벤치도 비상이 걸렸다. 새로운 투수들을 키워냄은 물론 마운드 체력을 안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묘수에 고심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6선발 체제다. 선발 6명을 써 선발투수들이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체력 안배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144경기를 치르고 일정이 비슷한 일본프로야구의 경우는 6선발 체제를 쓰는 팀들이 많다.

선발 6명으로 시즌을 치르면 선발투수들의 체력이 안배됨은 당연한 이치다. 한 경기에서 소화할 수 있는 이닝 및 투구수가 많아진다. 하루를 던지면 일주일을 쉴 수 있으니 한계투구수를 좀 더 높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불펜도 다소간 여유를 얻을 수 있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엔트리, 그리고 선수층에서 모두 그렇다.
1군 엔트리 확대 여부가 이사회에 정식적으로 상정될 전망인 가운데 현행 1군 등록 엔트리는 26명 등록에 25명 출전이다(kt는 27명 등록, 26명 출전). 대다수 팀들은 투수 12명을 1군 엔트리에 넣는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선발 6명을 쓸 경우, 필승조를 3명으로 둔다는 가정 하에 나머지 3명으로 중간을 이뤄야 한다. 롱릴리프 2명, 좌완 원포인트 1명을 둔다고 봐도 부족한 수치다.
만약 선발투수들이 제대로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경기에서 빠질 경우 필승조를 쓸 수 없는 여건상 사실상 3명으로 경기를 마무리해야 한다. 월요일 외에는 휴식일이 없는 상황에서 불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6선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제대로 된 선발투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엔트리 1명이 더 늘어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쥐기 힘든 패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6선발 체제를 가동할 만한 선수층을 가진 팀도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몇몇 팀들을 제외하면 4~5선발을 한 시즌 내내 제대로 돌리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대다수의 팀들은 4~5선발이 부상 및 부진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6선발 체제도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는 관계자들이 많다.
한 관계자는 “4~5선발들의 경우는 조기강판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데, 이럴 경우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하는 6선발을 두는 것보다는 3일에 두 번 나설 수 있는 롱릴리프를 두는 것이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선발투수들의 양질적인 측면과 연관이 있다는 것으로 전면적인 도입보다는 체력소모가 심한 여름 이후 임시적인 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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