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완장의 무게를 던 구자철(26, 마인츠)이 부활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기성용(26, 스완지 시티)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으로 확정됐다. 기성용은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호주서 개막하는 2015 AFC 아시안컵서 '부주장' 이청용(27, 볼튼)과 함께 팀을 이끈다.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총 다섯 차례의 평가전을 치렀다. 슈틸리케호 1기 캡틴은 기성용이었다. 10월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전서 주장 완장을 찼다. 11월 요르단-이란과 중동 2연전서는 구자철이 슈틸리케호 2기 캡틴으로 낙점을 받았다. 구자철은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안컵 최종 모의고사서도 주장 역을 소화했다.

아시안컵 주장 경쟁도 2파전이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존재감을 발휘한 구자철과 기성용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초 선수단과 미팅을 통해 주장을 결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주장 후보에 대한 의견 개진에 부담을 느끼자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새 주장으로 낙점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안컵서 새롭게 변화를 주기 위해 기성용을 새 주장으로 선임했다"면서 "슈틸리케 감독과 상담했던 구자철도 기성용을 도와 맡은 바 역할을 다하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동료들도 흔쾌히 축하해줬다"고 설명했다.
구자철은 실로 오랜만에 주장 완장의 무게감을 덜게 됐다. 그간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서 메이저대회 때마다 캡틴의 무게감을 견뎠다. 2009 20세 이하 월드컵을 기점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 월드컵서 연달아 주장 완장을 달았다.
짓누르는 책임감이 없어졌다. 구자철은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본인에겐 부활이 절실한 무대다. 지난대회 득점왕의 자존심도 지켜야 한다. 구자철은 최근 A매치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남태희에게 밀려 입지가 좁아졌다.
주장 완장의 무게를 던 구자철이 힘차게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dolyng@osen.co.kr
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