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는 언제, 어디서나 ‘보인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광고를 못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클래시오브클랜(이하 COC)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한 클래시오브클랜(이하 COC)의 기세가 사그라질 줄 모른다.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등 유력 마켓에서 게임 부문 매출 순위 1위는 줄곧 COC가 점령해왔다. COC의 성공에는 탄탄한 게임성이 밑바탕에 있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광고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시장 관계자, 게임 이용자 모두 ‘광고’를 말했다.
▲막대한 자금력 바탕은 소프트뱅크?

COC 이용자 대학생 ㄱ씨와 ㄴ씨는 COC 광고를 접한 공통적인 장소로 지하철 역사를 꼽았다.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비롯해 지상파TV, 극장에서도 COC는 보인다. 한 광고대행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울메트로 2호선 합정역의 COC 광고의 월광고료는 부가가체세를 제외하고 월 620만 원이다.
COC는 롯데시네마, CGV 등 극장에서도 나타난다. 같은 광고대행사가 광고를 집행할 경우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시작 전 보이는 COC 광고의 월광고료는 광고 순서와 광고 노출률에 따라 최저 3000만 원에서 최고 3억 원에 이른다.

COC는 이례적으로 지상파TV 광고도 집행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개별 기업의 광고집행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공식 광고요금 편성표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COC가 MBC뉴스데스크 프로그램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MBC뉴스데스크 프로그램 1회당 광고의 기본 단가(15초)는 1206만 원에 이른다.
대형 게임기업 넥슨이 주로 케이블 광고를 진행하고 지상파 광고를 손에 꼽는 점을 고려하면 COC의 자금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넥슨은 월드컵 등 특수한 상황에서 지상파TV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중소 게임기업들은 마케팅 광고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거대한 자금력 뒤에는 소프트뱅크가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3년 1조 6000억 원을 투자해 COC를 만든 핀란드 모바일 게임기업 슈퍼셀 지분 51%를 인수했다. 임직원 100명 안팎의 규모로 알려진 슈퍼셀은 서울 강남에 한국지사를 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뉴욕 증권 시장에 상장하면서 83조의 수익을 쓸어담았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주주. 또한 손 회장은 스마트폰 시장 장악을 위해 모바일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밌는’ 광고의 무차별 역습…매스미디어 점령
전방위적인 광고는 게임성을 갖춘 COC에 날개를 달아줬다.
해외시장서 성공을 거둔 COC가 국내 시장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하지만 COC를 만든 모바일 게임 기업 슈퍼셀이 매스미디어 광고를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채 몇 개월 안 됐다. 이제는 지하철역사뿐만 아니라 극장, 지상파TV에서도 COC가 노출된다. 수많은 대중이 오고가고 집중하는 매체에 집중적으로 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다.
“슈퍼셀이 한국 론칭 서비스를 발표할 때 200억 원을 쓰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200억 원이 매스미디어에 들어갔다”고 A씨는 귀띔했다. 슈퍼셀은 막대한 자금력을 광고마케팅에 투자해 인지도를 높였다. 이미 해외서 검증된 게임성을 내세워 골수팬을 확보한 COC로서는 인기에 가속페달을 달게 됐다.
▲성공의 조건
국내 게임기업의 반격은 시작될까.
슈퍼셀은 철저하게 COC만 밀어붙이고 있다. 국내 기업은 기본적으로 마케팅 비용 투자에 주력하기보다는 다작(多作)에 힘쓴다. 중소업체가 난립한 가운데 어떤 게임이 ‘대박’을 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 게임에 만은 비용을 ‘올인’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도 있다.
슈퍼셀의 전략이 옳은지, 국내 기업의 전략이 옳은지는 단순하게 판가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COC가 증명해내고 있는 게임성과 마케팅의 현란한 조화를 내세운다면 성공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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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시오브클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