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갈 길? ‘초사이언’이 답이다 [첫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1.08 06: 56

신선했다. 직장에 가서 직장인들을 상대로 웃음 전쟁을 벌이는 발상은 시청자들의 참여를 끌어들인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었고, 안 웃을 작정을 하는 일반인 참가자들의 모습에 입술이 타들어 갈 정도로 긴장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긴장감을 줬다. 안 그래도 원래 웃긴 사람들인데 작정하고 웃기려 달려드니 웃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콘셉트라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또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할 수 있지만, 출연진에게는 정태호가 보여줬던 것처럼 시선을 끌만한 필살기가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은 유쾌한 에너지가 가득한 웃음 전쟁이었다. 개성 강한 출연진과 이에 맞서는 ‘철옹성’ 직장인들의 담판은 의외의 재미를 만들어 냈다.
'회사에서 놀자'를 모토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출연진이 직접 직장인들의 일터, 회사로 찾아가 투명인간 놀이를 하는 형식의 프로그램. 강호동이 메인 MC를 맡았고, 방송인 하하, 가수 김범수, 개그맨 정태호, M.I.B 강남, 모델 박성진이 출연한다. 첫 방송 게스트로는 배우 하지원이 출연해 예능감을 발휘했다.

이날 멤버들은 오프닝부터 "입이 바싹 마른다"며 긴장감을 호소했다. 멀쩡한 회사 사무실에 들어가 지목한 한 사람을 웃기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긴장감을 자아낼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던 일이기에 부담감은 더 컸다. 그러나 멤버들은 이내, 온몸을 불사르며 노력에 노력을 더했다.
형식은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뉘었고, 중간에는 함께 치킨을 먹는 간식타임이 주어졌다.
전반전에서는 강남과 게스트 하지원, 박성진, 정태호, 김범수, 강호동, 하하가 차례로 진격한 가운데, 박성진과 정태호, 하하를 제외한 멤버들이 각자의 필살기로 직장인들을 웃기는 데 성공했다. 강남은 신입사원을 공략, 보자마자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데 성공했고, 하지원은 상대편을 "자기야", "오빠"라 부르며 "끝나로 저랑 소주 한 잔 하시겠느냐"는 대사로 '멘붕'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김범수는 타고난 비주얼로 여러 차례 공략 끝에 웃음 많은 신입사원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그 다음 타자인 강호동은 "NG 났다고요?"라고 말하며 어색한 '발연기'로 지능형 수법을 사용했고, 의외의 '발연기'가 지켜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강호동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상대에게 "집에 가자"며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애교를 발휘했고, 결국 상대편은 웃음을 터뜨렸다.
후반전에서는 전반전 부진했던 정태호가 큰 웃음 한 방을 날렸다. 그는 도구 사용의 찬스를 사용, 고무줄을 가지고 가 머리에 두른 후 만화 '드래곤볼' 속 초사이언 변신을 재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모습을 보고도 줄곧 웃음을 참던 직장인은 결국 두 번의 공격 끝을 받은 후 웃음을 참는 데 실패했다.
방송 후 '투명인간'을 향한 시청자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다. 산만하다거나 프로그램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는 시청자들이 있는가 하면, 의외의 웃음 코드가 만족스러웠다는 반응도 있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일반인 출연자를 웃게 만들 수 있는 연예인 출연진들의 개별 역량이다. 정태호의 '초사이언'이나 하지원의 전화번호처럼 모두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필살기가 있으면 웃음은 배로 커진다.
과연 '투명인간'은 평일 예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올 수 있을까? 기대감을 자아낸다. 
 
eujenej@osen.co.kr
'투명인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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