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킬미힐미’ 무거울 줄 알았더니, 오글오글 꿀잼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5.01.08 06: 54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힐미'(극본 진수완, 연출 김진만)가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다중인격을 소재로 다루는 이 드라마는 예상외의 경쾌한 전개, 김슬기 조윤호 간미연 등의 깜짝 게스트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킬미,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재벌 3세와 정신과 의사의 로맨스를 담은힐링 로맨틱 코미디로, 승진그룹의 황태자 도현(지성 분)이 다중인격장애를 앓게 된 비극적인 가족사와 함께 오리진(황정음 분) 남매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빠르게 펼쳐졌다.
도현은 승진그룹의 차건호 회장과 며느리 민서연 사장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데 의문의 화재사건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집안의 비극을 딛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도현은 모범생 같은 모습 뒤에 숨겨진 다중인격을 하나 둘 드러내며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먼저 도현은 입양된 친구 제니퍼가 양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자 거친 인격 ‘신세기’를 발현시켰다. 과거 어둠 속 누군가에게 위협받았던 공포에 도현이 돌변, 제니퍼의 양아버지를 무섭게 구타하며 다른 인격을 끄집어냈다. 도현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제 안에 괴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요. 놈의 이름은 신세기. 저와 동갑이고. 녀석이 나타나면 주변이 금세 피바다가 됩니다”고 설명했다.
이미 석호필(고창석 분)에게 다중인격 진단을 받은 바 있는 도현은 한국행을 거부했다. 그러나 도현 속 다른 인격이 발현, 서태임(김영애 분)과 호기롭게 담판을 지으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때 도현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오리온(박서준 분)이 일부러 도현을 이용, 자신을 마중 나온 쌍둥이 동생 오리진(황정음 분)과의 만남의 성사시켰다.
도현은 다중인격 증상이 발각되기 전에 미국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서태임의 지시로 육촌 형 차기준(오민석 분)이 있는 ID엔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돌아갈 타이밍을 놓친 도현은 차기준이 마련한 환영파티에서 첫사랑 한채연(김유리 분)과 재회, 다정한 기준과 채연을 아련하게 지켜봤다.
이때 병동을 탈출한 허숙희(김슬기 분)가 도현에게 접근, 자신을 찾으러 클럽까지 쫓아온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 오리진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도현은 허숙희를 잡으려는 오리진을 붙잡았지만, 오리진은 엎어치기 한 판으로 도현을 내동댕이 쳤다.
덕분에 잠재돼 있던 인격 ‘신세기’가 발현, 오리진에게 “2015년 1월 7일 오후 10시 정각. 내가 너한테 반한 시간”이라고 고백했다. 웃음이 터진 오리진은 “대체 언제 내게 반했다는 거지. 설마 나를 함부로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뭐 그런 닭살돋는 멘트는 아니겠지?”라고 독백했지만, 신세기는 “나를 함부로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고 덧붙여 오리진을 경악케 했다.
순정만화에서나 볼 법한, 아니 요즘은 순정만화에서도 찾기 힘든 비현실적이고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는 방송 후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되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상처 치유의 가장 강력한 백신은 사랑'임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 ‘킬미, 힐미’는 다소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에도 불구, '해를 품은 달' 등을 집필한 진수완 작가와 '스캔들: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등을 연출한 김진만 PD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반전을 기대케 한다.
여기에 재회커플 지성과 황정음은 적응기가 필요 없는 완벽한 호흡으로 오글거리는 장면을 재미있게 연출, 뻔 한 이야기도 뻔하지 않게 그려낼 힘을 입증했다.
‘킬미, 힐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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