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피노키오', 이건 꼭 봐야할 드라마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1.08 06: 58

보고 싶은 뉴스 & 봐야할 뉴스, 어떤 것이 우선일까.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 속 기하명(이종석 분)이 이같은 질문에 명쾌한 비유로 답하며 선배들의 마음도 흔들었다.
지난 7일 방송된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16회에서는 소치 올림픽 보도와 한강구 폐기물 공장 화재사건에 대한 보도를 놓고 우선순위를 고민하는 MSC 보도국과 YGN 보도국 기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발단은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화재 책임자도 밝혀지지 않은 화재사건이, 소치 올림픽에 묻혀서 보도조차 되지 않는 것을 답답해한 MSC 기자 최인하(박신혜 분)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는 "보고 싶어하는 뉴스가 넘쳐날텐데 계속 때지난 뉴스로 뒷북치는 것도 기자로서 잘하는 일은 아니다"는 송차옥(진경)의 말에 가로막혔다.

인하는 재차 "이게 어떻게 때지난 뉴스냐. 보고 싶은 뉴스는 아니지만 봐야할 뉴스다"고 맞섰고, 차옥은 "봐야할 뉴스의 기준은 누가 정하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뉴스를 무시하고 그 기준을 강요하면 그것은 기자가 아닌 선생이다"고 응수했다. YGN 보도국장 이영탁(강신일) 역시 "보고 싶은 뉴스가 먼저"라는 발언으로 긴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듯 보였다.
모든 것을 뒤엎은 건 최달포, 아니 기하명이었다. 하명은 선배인 장현규(민성욱)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전하는 형식을 활용해 그가 '듣고 싶은 뉴스'인 콘서트 티켓이 생겼단는 것과 '들어할 뉴스'인 췌장암 진단 소식을 함께 내밀었다. 물론 둘 중 더 중요한 쪽은 누가 뭐래도 후자. 결국 이를 듣던 MSC, YGN 기자들은 하명의 말에 침묵을 삼켰다.
하명의 발언은 YGN의 모도국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에 YGN 보도국은 소치 소식보다 아직 끝나지 않은 공장화재 사건에 보도의 무게중심을 뒀다. YGN의 보도 탓에 자칫 소치 올림픽에 묻힐 뻔한 화재사건의 진실은 그 어두운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 모두를 경악케 했다. 바로 서범조(김영광)의 모친 박로사와 인하母 송차옥이 사건과 깊게 연루된 충격적인 사실 때문.
이날 '피노키오'는 그간 일부 언론에서 자행됐던 부끄러운 모습에 일침을 가하는 듯 했다. 단순히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하명과 인하의 달달한 러브 스토리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언론의 역할과 무게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것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였다. 이는 반전을 거듭하며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로 인해 머리를 써가며 봐야 하는 '피노키오'가 비록 모든 시청자가 다 보고 싶어하는 드라마는 아닐 수 있어도, 꼭 봐야할 드라마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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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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