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어질 수 없는 집안, 그 어려운 사랑에 발을 들여놓은 현대판 줄리엣이 자신의 연인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 속 최인하(박신혜 분)의 이야기다.
지난 7일 방송된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16회에서는 기하명(이종석 분)과 최인하가 서로의 진짜 마음을 확인함은 물론, 하명의 가족을 파멸로 이끈 13년전 화재사건의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서는 모습이 긴박하게 그려졌다.
진실에 접근하면 할수록 최인하는 큰 죄책감에 휩싸였다. 자신의 모친인 송차옥(진경)이 13년전 박로사(김해숙)와 결탁해 기호상(정인기)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정황을 확인했기 때문. 이는 삭제된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제부터 전개될 인하의 행보는 분명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속 줄리엣과는 사뭇 달라진다. 그저 정략결혼을 피하고자 독약을 이용해 '죽은 척' 하는데 그쳤던 줄리엣의 모습과 달리, 직접 자신이 진실을 파헤쳐 당시 자신의 어머니가 저질렀던 악행을 심판대에 올리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이제까지 보여줬던 인하의 모습에서 짐작 가능하다.
다만, 어머니의 사과를 받아내고 떳떳하게 둘만의 사랑을 키워가겠다는 인하의 바람이 이뤄져 하명과의 연애가 무사히 성사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일방적으로 한 집안을 괴멸시킨 어머니를 둔 착하고 정의감 가득한 딸 인하가 이런 무거운 마음을 온전히 짊어진 채 하명의 손을 마음 편히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넌 그냥 나한테 너야"라고 진한 키스로 마음을 확인했던 하명 역시,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하고 자신의 가족을 파멸로 이끈 원수에 대한 물증까지 확보된 상황에서 그 원수의 딸을 있는 그대로 품에 안을 수 있을 지도 관계의 불안감을 형성한다. 진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하명과 인하 두 사람이, 진실만 잡고 끝내 사랑은 잡지 못하는 비극적 결말이 나오는 건 아닐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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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