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다하겠다".
한화 신인투수 김민우(20)는 김성근(73) 감독이 콕 찍은 유망주다. 마산 용마고 출신으로 2015년 신인 2차 1번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계약금 2억원을 받고 입단한 그는 15일부터 시작하는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한다. 당초 캠프 명단에 김민우의 이름은 없었지만, 김성근 감독이 그의 투구를 직접 본 뒤로 전격 포함시켰다.
코치들의 추천을 받아 지난 연말 서산으로 향한 김성근 감독은 김민우의 투구를 지켜보고 합격점을 내렸다. 김 감독은 "한화에는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 김민우가 체력적으로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다. 캠프에서 만져볼 만하다"고 만족해했다. 투구폼과 같은 기술보다는 체중 감량으로 다져진 체력과 정신 자세에서 더 큰 가능성을 봤을지도 모른다.

지난 12월부터 한화 서산 전용훈련장에서 계속 훈련하고 있는 김민우는 "감독님이 처음 투구를 보실 때에는 긴장이 많이 됐었다. 나도 모르게 힘도 많이 들어갔지만 신인답게 패기 있게, 자신 있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듯하다"며 "아무래도 내가 상위 지명자이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보신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특히 김민우는 체중이 몰라보게 빠진 모습이었다. 서산에서 40일 가까이 훈련을 거듭하며 10kg 감량하며 지금은 100kg으로 체중을 딱 맞췄다. 지난 연말 김성근 감독이 찾았을 때 104kg이었는데 그때보다 4kg 더 빠졌다. 김민우는 "감독님께서 코치님을 통해 체중을 조금만 더 빼라고 하셨다. 시키신 대로 지금은 100kg에 맞췄다"고 웃었다.
김민우는 신인답지 않게 훈련할 때에는 누구보다 진중한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주로 체력훈련 위주라 지루할 법도 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감독님께서 100kg 이상 뚱뚱한 선수는 안 좋아하신다. 연습시간 10시간 중 5~6시간은 러닝이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따라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러닝뿐만 아니라 웨이트 훈련에도 더 매진하고 있다. 안 그래도 넓은 어깨가 홀쭉해진 얼굴에 비해 더 두드러져보였다. 김민우는 "솔직히 요즘 나에 대한 기사도 많이 나오고 당장 욕심이 나는 것도 있다. 훈련하며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멀리 보며 참고 열심히 하려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제 곧 있으면 프로 첫 해외 캠프가 기다리고 있다. 지옥훈련으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는 캠프라 두려움도 있지만 설렘도 크다. "긴장 중이다. 서산에서도 힘든데 일본에 가면 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대선배님들과 함께 운동할 생각에 설렌다"는 게 김민우의 기대. 그는 "신인이면 신인답게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다하겠다. 신인이 훈련을 더했으면 더했지 적게 하진 않을 것이다. 가서 신인의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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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