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완 투수 장필준(27)이 베일에 가려져있다. 삼성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선수 중 하나이지만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해외파 출신 장필준은 새 시즌 삼성의 투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번 전체 9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직후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팔꿈치 재활에 매진한 그는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괌 스프링캠프를 준비 중이다.
삼성은 지난해 통합우승 4연패를 이끈 핵심 투수 상당수가 빠져나갔다. 릭 밴덴헐크가 일본으로 떠나며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바뀌어 변수가 많고, 배영수와 권혁도 나란히 한화로 FA 이적했다. 지난해 5인 선발 중에서 남은 건 윤성환·장원삼 뿐이다. 새로운 선발을 발굴해내야 하는데 그 후보가 바로 장필준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장필준만 되면 큰 힘이 될 것이다. 투구를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볼끝 움직임이 좋다. 볼끝에 힘도 있고, 쉽게 던지는 느낌이 있다"고 기대하며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그의 기량을 점검하고 가능성을 체크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장필준의 모습은 볼 수 없다. 그의 코멘트도 없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사진도 없다. 팬들이 궁금해 하지만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7일 신인선수 교육장에서 본 장필준은 한사코 정중하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장필준은 "사실 여러 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지만 하지 않고 있다. 구단에서 따로 하지 말라고 한 것은 없다. 나 스스로 아직 조심스럽다.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 나중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다음에 인터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장필준은 우여곡절을 많은, 사연이 있는 선수다. 천안북일고 시절 김광현·정영일과 함께 고교 최고 투수로 군림한 그는 연고팀 한화에 1차 지명됐으나 계약금 문제로 갈등을 빚다 계약하지 않았다. 결국 상무에 입대하며 군문제를 해결한 장필준에게 한화가 다시금 계약을 제의했으나 그의 선택은 미국이었다. 한화의 1차 지명권은 그렇게 허무하게 날아갔다.
LA 에인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2011년 시즌 후 방출됐다. 이어 미국 독립리그·호주리그에서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다. 지난해 초 팔꿈치 수술을 받고 호주에서 돌아온 그는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아 한국 무대에 데뷔하게 됐다. 당연히 관심이 쏠렸지만 이런저런 사연이 많은 그는 지금 당장 모습을 드러내기 부담스러워했다. 아직 그를 보는 시선이 좋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장필준은 몸 상태를 자신하며 언젠가 당당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베일에 가려져있는 장필준이 삼성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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