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6인 6색 중동파들이 오만 사냥에 앞장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 캔버라 스타디움서 오만과 2015 AFC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8강행을 가늠하는 중대 일전이다. 한국이 '복병' 오만에 덜미를 잡히면 8강행의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다. 반면 승리한다면 수월한 길이 열린다.

중동에 해박한 중동파들을 앞세워 오만 사냥에 나선다. 이번 23명의 최종 명단에는 총 6명의 중동파가 있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인 남태희(레퀴야)를 비롯해 곽태휘(알 힐랄),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 한국영(이상 레퀴야), 이명주(알 아인) 등이 주인공이다.
남태희가 첫 손에 꼽힌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가장 꾸준하고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섀도우 스트라이커로서 골이면 골, 도움이면 도움, 전천후 능력을 과시했다. 지난 대회 득점왕인 구자철(마인츠)과의 경쟁 구도에서도 앞서 있다. 남태희는 "쉬운 상대는 없다. 올림픽 대표팀 이후 오만과 두 번째로 만난다. 빠른 스피드를 경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중동에 있다 보니 상대의 장점을 잘 알고 있어 동료들에게 좋은 정보를 말해주고 있다. 중동 팀은 전방에서 압박을 하면 당황하는 경향이 있다. 경기 초반부터 압박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근호와 조영철은 최전방의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한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 평가전서는 전반엔 이근호가 후반엔 조영철이 최전방을 책임졌다. 둘 모두 합격점을 받지는 못했다. 다만 후반 들어 제로톱으로 올라선 조영철이 조금 더 나은 평가를 받았다. '중동 킬러' 이근호와 '제로톱' 조영철의 경쟁이다.
'캡틴기' 기성용의 파트너를 노리는 한국영도 없어서는 안될 핵심 멤버다. 한국영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한국의 1차 저지선을 책임지고 있다. 정확하게 흐름을 읽고 반 박자 빠르게 공을 끊어내는 게 강점이다. 전광석화와 같은 태클은 일품이다. 다만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와의 경쟁은 오리무중이다. 사우디전엔 한국영이 박빙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주와 곽태휘도 뒤를 받친다. 이명주는 공격형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뛸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사우디전에 후반 교체 출격해 중앙 미드필더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명주는 "캔버라 날씨가 한여름일 정도로 많이 덥지만 중동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날씨에 적응이 잘 돼 있어서 괜찮다"면서 "중동 팀은 공수 전환이 느리지만 개인 기술이 좋다"고 경계했다.
곽태휘는 두 번째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다. 상황은 4년 전인 2011 카타르 아시안컵과 비슷하다. 이정수, 황재원과 경쟁을 벌였던 것처럼 지금도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사우디전의 센터백 자리도 후배 김주영과 장현수의 차지였다. 하지만 둘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인 터라 '경험'을 앞세운 곽태휘의 깜짝 출전을 배제할 수 없다.
6가지 색깔로 빛나는 6명의 중동파가 오만전을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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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좌)-조영철 / 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