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이 웃음 대결이라는 소재로 시선을 끌었다. 연예인 6명이 직장인 앞에 등장해 그를 웃게 만들면 이긴다는 게임 룰은 신개념 도장 깨기로 흥미를 유발했다. 관건은 자신감이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투명인간’에는 강호동, 정태호, 김범수, 하하, 강남, 박성진 등 고정멤버와 게스트 하지원이 한 회사를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고된 업무에 지친 회사원들 앞에서 다양한 개인기로 반응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웃음을 안겼다. 또 웃지 않으면 5일간의 휴가가 주어지는 직장인들이 연예인들의 개인기에 웃음을 꾹 참는 모습이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또한 직장인들은 계급장을 뗀 뿅망치 게임, 카드 복불복 치킨 10마리 쏘기 게임 등을 통해 업무를 잊은 시원한 웃음을 선보였다. 반복되는 일상에서의 깜짝 이벤트인 ‘투명인간’ 놀이는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첫 방송이니만큼 미흡한 점도 지적됐다. 100초 동안 직장인을 웃기는 과정에서 게스트에 의존한 반복되는 웃음 패턴, 또 아직 프로그램에 녹아들지 못한 연예인들의 민망함이 고스란히 전달되며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 것. 대놓고 웃기라고 강요하는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프로그램 진행 방식에 어쩔 줄 몰라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예인들의 리액션은 화려한 멤버 조합에 큰 웃음을 기대했던 시청자를 의아하게 했다.
잃어버린 직장인의 웃음을 찾아주고, 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한다는 ‘투명인간’. 웃기지 못한 연예인은 투명인간이 된다는 잔혹한 게임 룰은 이 프로그램, 또 전체 예능프로그램을 관통하는 룰이기도 했다. 다짜고짜, 이유 없이 벌이는 게임 한 판이라는 콘셉트는 고전적이라 오히려 더 신선했지만, 그러한 게임을 삭막한 분위기의 사무실에서 펼쳐내는 ‘투명인간’ 멤버들에게는 자신, 또 프로그램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모습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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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