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여고 탐정단’이 여고생들의 이야기라 꽤 상큼발랄한 전재가 예상되지만 막상 보면 상당히 무거운 주제들을 담고 있다. 비밀과외부터 왕따까지 한국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물론 요즘 여고생들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JTBC 청춘 학원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극본 신광호, 연출 여운혁)은 재기발랄한 5명의 여고생들이 ‘선암여고 미스터리 탐정단’을 결성해 학교 주변의 미해결 사건들을 파헤치는 학원 추리 로맨스. 채율(진지희 분), 미도(강민아 분), 예희(혜리 분), 성윤(스테파니 리 분), 하재(이민지 분) 다섯 소녀가 탐정단 멤버들로 활약하고 있다.
‘선암여고 탐정단’은 재기발랄한 다섯 소녀들을 통해 기본적으로 유쾌하게 스토리를 전개시키면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실제 학생들과 학교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드라마 첫 회 첫 장면도 충격적이었다. 한 여학생이 옥상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선암여고 탐정단’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채율도 심상치 않은 캐릭터다. 외고입시에 실패한 뒤 극성 엄마 때문에 미국 학교에 입학하기 전 1년 정도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암여고에 등교한 채율은 반항심으로 가득하다.
모든 일에 냉소적이고 친구들과도 크게 어울리지 않으며 아빠의 외도를 방관할 뿐만 아니라 오빠도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다. 채율 캐릭터가 의아하게 느껴지는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지금까지 4회가 방송된 가운데 ‘선암여고 탐정단’은 교장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시험지를 빼돌린 사건과 왕따문제를 다뤘다. 첫 회에서 채율은 정체불명의 한 남자에게 팔목을 물렸고 우연히 선암여고 탐정단에 입단하면서 무는 남자를 찾다가 팔목을 물린 학생들의 공통점이 비밀과외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냈다. 또한 교장 선생님이 학부모들에게 시험지를 빼돌리고 있는 것까지, 뉴스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이어 선암여고 탐정단이 나선 문제는 왕따였다. 비밀과외를 받기 위해 유진(이승연 분)의 사주를 받아 채율을 감시했던 해니(조시윤 분)가 동급생들에게 왕따를 당했다. 겉으로는 잘해주면서 뒤로는 해니를 곤란하게 만들어 자신들이 피해자인냥 굴었다. 해니에게 MP3를 빌려줬다가 몰래 가지고 가서는 해니를 도둑이라고 하는가 하면, 해니의 실내화를 버리고 자신의 실내화를 빌려주며 착한 척 했다. 그것도 모자라 해니의 소중한 물건을 훔쳐 해니가 화를 내며 반 친구들과 몸싸움까지 하자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려 해니를 가해자로 몰아갔다. 끝내 해니는 자살을 시도했다가 탐정단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초중고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능적으로 왕따시키고 결국 자살까지 하게 하는 요즘 왕따문제를 적나라하게 그려 시청자들의 씁쓸함을 자아내는 것과 동시에 분노케 했다. 현실감 있게 사회문제를 짚어가면서 다섯 소녀들의 유쾌한 사건해결방법으로 재미까지 잡은 ‘선암여고 탐정단’.
드라마의 원작 소설 ‘선암여고 탐정단’이 사교육, 낙태, 집단따돌림 등 한국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으며 큰 인기를 끌어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이 앞으로 또 어떤 에피소드들을 다룰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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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