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감탄한 '페이커' 이상혁, 진화는 끝나지 않았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1.08 10: 08

e스포츠 팬들이 붙이는 애칭 중 경이로움을 뜻하는 단어가 바로 '갓'과 '신'이다. 과거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신들린듯 펼쳤던 쓰레쉬의 '사형선고'나 블리츠크랭크의 '로켓손' 그를 '매라신'으로 불리게 했다.
'e스포츠계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불리는 이상혁의 애칭은 자신의 아이디콜인 '페이커'지만 이제는 '페이커 갓'이라는 말로 불리는 것도 전혀 어색할게 없다.
이상혁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2015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 나진과 개막전서 1, 3세트에 출전했다. 제라스로 홀로 고군분투했던 1세트를 패배한 것이 다소 아쉬웠지만 다시 투입된 3세트 르블랑으로는 경기의 대미를 장식하는 펜타킬의 기염을 토했다.

이상혁은 3세트 르블랑으로 10킬 2데스 6어시스트를 올렸다. 스코어 기여도로 볼 수 있는 킬 관여율이 팀내에서도 가장 높은 73%다. 다시 등장한 3세트 초반 부터 동료들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이 밑바탕이 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 이건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있다. '울프' 이재완의 잔나는 이상혁이 첫 킬을 만들어줬고, '뱅기' 배성웅의 리신은 '꿍' 유병준의 아리를 연달아 쓰러뜨리게 만들면서 이상혁이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줬다.
실제로 1세트 '제라스'를 선택한 경기는 정글러인 '뱅기' 배성웅이 퍼스트블러드를 당하면서 라인전 구조에서 지원을 받지 못했고, 본인이 로밍으로 지원을 갔던 상단 지역에서는 역으로 당하면서 경기가 꼬였다.
하나 분명한 한가지 사실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밑바탕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림을 완성한 것은 '페이커' 이상혁이었다. 스킬타임 초기화가 되지 않는 르블랑으로 야구로 치면 만루홈런 격인 펜타킬을 해내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르블랑은 꾸준하게 하향이 된 대표챔피언 중 하나. 특히 4.10패치에서 Q스킬이 침묵의 인장에서 악의의 인장으로 변경되면서 상대 챔피언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혔던 '침묵'이 삭제됐다. 침묵의 삭제는 곧 환술사로 자유자재로 치고 빠지는 르블랑 시대가 종결을 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온게임넷 이현우 해설위원은 "밥상을 차려준다고 해도 다 밥을 먹는 건 아니다. 특히 팀을 캐리하는 포지션인 미드 라이너나 원딜은 킬을 가져오는 것도 필요한 능력이다. 정말 여건을 만들었을때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면서 "SK텔레콤 특유의 스노우볼에 최적화된 선수"라며 이상혁의 뛰어난 경기 감각을 칭찬했다.
경기를 마친 후 최병훈 SK텔레콤 감독과 김정균 코치는 모두 입을 모아 "이상혁을 믿었다"면서 "이상혁은 실력 뿐만 아니라 근성면에서도 최고가 될 자격을 가지고 있다"며 그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였다.
4. 17패치와 4.19패치로 약간의 상향 과정이 있었지만 르블랑은 환술사 암살 챔피언으로 지금으로 부터 1년전에 비하면 동급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르블랑의 단점도 이상혁에게는 문제 될 것이 없었다. '페이커' 이상혁의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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