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스캔들' 임성언 "별명 사이다, 그것만으로 감사" [인터뷰①]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1.08 11: 11

"감사해요." 배우 임성언이 인터뷰 중 가장 많이 한 말이었다. 3년 만에 이뤄진 복귀가 성공한 데 대한 안도감이었다. 그만큼 그가 출연한 SBS 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은 상당한 화제작이었다. 지난 2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22.1%의 자체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임성언은 극 중 도도한 둘째 며느리 재니 역을 맡았다. 처음엔 얄미운 인물이었지만, 강복희(김혜선)를 향한 복수를 위해 현수(최정윤)의 조력자가 됐다. 청순한 외모 덕분에 선한 역할이 익숙한 그였지만, '청담동 스캔들'은 임성언에게도 매서운 눈빛 연기가 잘 어울린다는 것을 말해줬다. 극중 당당하게 제 할 말을 다 하는 임성언에게 시청자들은 '사이다'란 별명을 붙여줬다.

"막판에 저 덕분에 통쾌한 장면이 많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와 재니를 기억해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별칭까지 붙여 주셔서 짜릿했어요. 사실 아침드라마가 관심을 받는 일이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어딜가도 어머님들이 알아봐주시고, 절 재니라 불러 주셨어요. '아, 드라마가 잘되고 있구나' 싶었어요."
덕분에 주인공 최정윤과 김혜선은 '2014 SBS 연기대상'에서 각각 장편드라마 부문 우수연기상과 특별연기상을 수상했다. 임성언을 포함해 여타 출연진들은 수상 소식을 미리 귀띔 받고 축하의 마음으로 자리했다. 임성언은 시상식 당일 자신도 우수연기상 후보에 오른 것을 알았다.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연기대상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이라 놀라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임성언은 화기애애한 촬영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후반부 임성언이 유전자 검사를 위해 사희(주영인 역)의 머리채를 쥐어 뜯어 머리카락을 확보하는 장면이 있었다. 임성언과 사희는 실은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 동기라고. "혹시라도 머리카락이 소중한 친구에게 상처를 입힐까봐 리허설로 합을 맞췄는데, 사희가 먼저 '꽉 잡아달라'며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줬다"고 설명했다.
'막장' 논란에 대해 물었다. 지난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청담동 스캔들'에 대해 "지나치게 비윤리적이고 극단적인 내용을 수회에 걸쳐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했다"며 법정제재를 결정했다. 임성언은 "그렇다고 상황이 너무 억지스러운 건 아니었다. 마무리 역시 타당성 있게 권선징악으로 응징해서 좋았다. 대본에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2012) 이후 3만에 돌아온 임성언. 휴식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쉼 없는 행보를 이어간다. '청담동 스캔들'이 끝나자 마자 차기작 촬영에 돌입했다. 내달 케이블채널 tvN과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을 통해 방영될 단막극 '놓지말자 정신줄'이다. 탈북여성인 주인공을 맡는다.
"공백기는 절 돌아보는 시간이 됐어요. 이 길이 맞을까란 물음표도 던져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참 좋더라고요. 등질려고도 해봤는데 잘 되지 않았어요. 지금 돌아보면 연기에 목말라 있구나 싶어요. 때문에 앞으로의 시간을 값지고 알차게 보내고 싶어요. 지금은 일하는 게 가장 좋아요."
'청담동 스캔들' 제작발표회 당시 "아침드라마퀸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그였다.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말투였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단다. 행여 "동료 배우들과 잘 버무려지지 못하고 의기소침한 속내가 보여질까봐" 걱정했다.
"기우였던 것 같아요. 좋은 분들을 만나 드라마도 잘 됐고, 재니라는 이름도 남겼어요. 저에겐 성과가 남았어요. 이제 365일 중 360일을 일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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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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