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까지 이제 일주일, 하지만 LG 트윈스의 연봉협상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야수들은 대부분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투수들은 구단의 제시액에 아쉬움을 표하는 상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과산정 기준에 대한 의심만 깊어지고, 한숨이 터져 나온다.
진행률이 낮은 것은 아니다. 야수진 고과 1위 이병규(7번)와 2014시즌 거의 홀로 안방을 지켜낸 최경철 모두 흡족하게 계약서에 사인했다. 둘은 신연봉제 특성대로, 상당히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2013시즌보다 부진했던 선수들도 삭감금액을 받아들이며 빠르게 계약을 마쳤다. 무거운 마음으로 사인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삭감비율이 크지 않았다.
관건은 마운드의 중심들이다. 토종 선발 원투펀치 우규민 류제국을 비롯해 불펜 필승조 봉중근 이동현 신재웅 유원상의 계약서에는 찬바람만 분다. 이들 모두 LG가 2014시즌 기적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우규민과 류제국은 시즌 중반에 수술 판정을 받았음에도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둘은 포스트시즌서도 마운드를 지켰다. 봉중근은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 이동현도 2년 연속 20홀드 이상을 찍었다. 신재웅과 유원상은 각각 57경기·64이닝, 66경기·68이닝을 소화, 팀 내 불펜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기록했다.

이들은 구단 제시액이 자신들의 활약과 연차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고과산정 과정에 대한 물음표가 크다. 팀 평균자책점 3위(4.58)·불펜 평균자책점 1위(4.22)에 대한 보답을 받고 싶다는 말이다. 투수 고과 1위에 자리한 우규민은 토종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2위에 올랐다. 이동현은 2015시즌 후 FA가 된다. 이미 계약을 체결한 타 팀 선수들처럼 FA 프리미엄을 기대할만하다.
LG는 2013시즌에도 투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올랐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3.72)·불펜 평균자책점 1위(3.40)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봉협상에선 투수들과 합의점을 찾는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발 하루를 앞두고 가까스로 계약을 마쳤다. 당시 투수들은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내년에는 우리들의 활약을 명확히 반영할 수 있는 고과 체계를 만들어 달라”고 구단 측에 전했다.
이에 LG 구단은 ‘정성평가’를 외쳤다. 올해 고과산정 일부를 수정했다고 한다. 불펜투수가 경기에 나서지 않고, 불펜에서 몸만 푼 것도 고과에 반영했다고 한다. 정찬헌 윤지웅 임정우는 일찍이 연봉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여전히 LG 고과산정에는 윈세어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윈세어는 투수보다는 야수에게 플러스 요인이 많다. 특히 센터라인에 자리한 야수들에게 수비 이닝당 가중치가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2013시즌에도 윈세어 상위 10명 중 2명만 투수(봉중근·리즈)였다. 두 자릿수 승을 올린 류제국과 우규민, 25홀드를 올린 이동현은 10위권 밖이었다.
LG는 오는 16일 애리조나로 떠난다. 이대로라면, 스프링캠프까지도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LG 구단이 고과산정에서 윈세어를 제외하지 않는 한, 연봉협상 마찰은 겨울마다 반복될 것이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