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대, 최선을 다 해 던지겠다”.
kt는 2013년 본격적인 퓨처스리그 데뷔를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8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이들은 전 소속팀의 40인 명단에서 제외되며 팀을 옮겼고 서운함을 뒤로한 채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LG에서 kt로 팀을 옮긴 우완 투수 이윤학(21)도 그 중 하나다.
이윤학은 2013 신인 지명회의에서 2차 3라운드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신일고 3학년 시절 에이스 임무를 맡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를 선택했던 LG가 기대하는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신생팀 kt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188cm의 키로 신체적 조건이 워낙 좋고 잠재력이 풍부하기에 신생팀으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수였다. 이윤학이 지명된 뒤 LG에서도 아쉬움을 표했을 정도였다.

이윤학은 고등학교 3학년 때 24경기에 등판해 14승 2패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무려 118⅓이닝을 소화하며 많은 공을 던졌다. 그는 “3학년 때 위기감을 느껴 많은 공을 던지며 훈련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이 때의 활약으로 LG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입단 첫 시즌엔 팔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다.
하지만 kt는 이윤학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2차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했다. 갑작스러운 이적에 당황하기도 했다. 특히 인기 구단에서 떠나게 된 것도 아쉬웠다. 이윤학은 “사실 지명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막상 지명당하니까 서운하기도 했지만 떨리는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생팀 kt의 팀 분위기에 대해 “LG는 무게가 잡혀 있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무거웠는데 신생팀이고 젊은 선수가 많다 보니 파릇파릇하고 활기찬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아쉬움도 컸지만 확실한 건 신생팀이기에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윤학은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했다. 신생팀이니까 기회도 많고 필요해서 뽑은 것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좋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또한 신생팀이다 보니 훈련량이 많았고 그 점 역시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훈련은 정말 힘들었다. 훈련 기간이 길다 보니 몸이 많이 지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갔을 땐 컨디션도 좋고 도움이 많이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사실 이윤학에게는 지난 시즌도 준비 기간이었다. 실전 등판보다는 투구폼 수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윤학은 “정명원, 전병호 코치님께서 투구폼 변화를 제안하셨다. 팔 스로잉이 짧았던 것을 크게 바꿨다”면서 “투구폼을 고치는 일이 힘들다 보니 시합과 병행하면 악 효과가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투구폼 수정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후 후반기 1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그는 변화의 성과에 대해선 “성과보단 가능성을 봤다. ‘투구폼 변화로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kt의 강훈련은 퓨처스리그 종료 후에도 끝나지 않았다. 곧바로 2번에 걸친 마무리캠프를 진행했다. 투수들은 많은 투구수를 소화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윤학도 이 때 많은 공을 던지면서 투구폼을 더 확실히 익힐 수 있었다. 그는 “폼을 고치기 위해선 훈련 밖에 없다. 공을 많이 던진 게 도움이 됐다. 하루에 기본이 100개, 많게는 250개까지 던진 것 같다”면서 “고등학교 3학년 이후로 가장 많은 공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분명 힘든 과정이었지만 계속된 훈련은 유망주 투수들을 조금씩 변화시켰다. 이윤학은 현재 자신의 강점에 대해선 “주자가 있든 없든 제구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편이다. 또 직구 스피드가 많이 나오진 않지만 힘이 있고 변화구 중에선 체인지업에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보완하고 싶은 점으로는 볼 스피드를 꼽았다. 그는 “스피드가 나와 줘야 타자들한테 위협감이 들 고 승부에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kt는 16일부터 시작되는 미야자키, 가고시마 스프링캠프를 통해 무한 경쟁에 돌입한다. 기회가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한 법. 이윤학은 “열심히 하면 보상은 뒤 따라 온다고 생각한다. 보직에 대한 생각은 없다.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다음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엔 “입단한지 3년차라 아직 신인 규정에 부합한다. 신인왕이 되고 싶은 것이 목표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1군에서 만나게 될 LG와의 대결에 대해선 “아무래도 전 소속팀이다 보니 기대되는 대결이다. LG를 만났을 때 온 힘을 다해서 던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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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