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슈틸리케호가 웃는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09 06: 00

캔버라의 무더위가 빗줄기로 바뀔 조짐을 보이면서 오만과 1차전을 앞둔 슈틸리케호가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식 훈련이 열린 캔버라 맥켈러 파크는 전혀 다른 두 얼굴의 모습이었다. 한낮에 내리 쬐인 뙤약볕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저녁 무렵 내린 빗줄기는 선선한 가을날씨를 느끼게 했다. 변덕스러웠다. 대표팀 훈련이 끝나갈 무렵 내린 빗줄기는 이내 번개를 동반한 굵은 빗줄기로 바뀌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호주 입성 후 비가 잠시 오다가 그친 적은 있지만 대표팀이 훈련할 때 비가 온 적은 처음"이라며 캔버라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혀를 내둘렀다.

당초 캔버라는 이번 아시안컵이 열리는 도시 중 가장 무더운 곳으로 알려지며 슈틸리케호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우려는 기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만과 1차전이 열릴 10일 오후 2시의 기온은 29도로 예보되고 있다. 8일 훈련에도 체감했던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기온이다. 변수는 빗줄기다. 경기가 펼쳐질 오후 2~4시 강수확률이 24~47%다.
정작 그라운드를 누빌 태극전사들은 날씨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뙤약볕이 익숙한 중동파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한국영은 "생각보다 확실히 덥지만 이런 날씨에 대비했다. 대표팀엔 더운 환경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다. 날씨를 핑계대는 것은 변명 밖에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명주는 "캔버라 날씨가 한여름일 정도로 많이 덥다"면서도 "바람도 불고, 중동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적응이 잘 돼 있어서 괜찮다"고 쿨한 답변을 내놨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같은 뜻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대표팀엔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이 6명이나 된다. 중국, 한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아 이 정도 더위는 견디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비가 올 경우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인 남태희는 "비가 많이 오는 한국에 유리할 것"이라며 비가 익숙치 않은 중동 팀들이 고전할 것이라 답했다. 부주장 이청용도 "무더위에 비가 올 경우 날씨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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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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