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황정음은 이런 캐릭터가 딱인 건 아닐까?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채우고 있는 황정음. 하지만 황정음이 연기자로서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것은 MBC 시트콤 '지붕 둟고 하이킥'에서였다. 발랄한 여대생 캐릭터였던 황정음은 '오버액션'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고, 황정음은 이 작품을 통해 날개를 달았다.
이후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비밀' 등을 통해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트콤에서 보여줬던 연기를 잊게 만들었다. 특히 비극적인 캐릭터를 맡았던 '비밀'에서 보여준 강렬한 연기들은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랬던 황정음이 다시 코미디로 돌아왔다. 7일 첫방송된 MBC 수목극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코미디물이다. 이 작품에서 황정음은 1년차 주치의를 맡아 재벌 3세 지성과 로맨스를 펼친다.
독특한 소재의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초반부터 시트콤을 방불케하는 상황극들이 이어졌다. 8일 방송에서는 신세기로 변한 도현(지성)이 불량배를 물리치고, 그 현장에 있던 리진(황정음)에게 대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도현은 "니가 먼저 날 불렀다"고 황당한 발언을 하고, 리진은 무슨 이런 싸이코가 다 있냐라는 표정으로 "난 오늘 당신을 처음 본다"고 답한다. 이에 굴하지 않고 도현이 계속 다가오자, 리진은 갑자기 최면을 거는 듯 하더니 줄행랑을 친다.
다급하게 택시를 타고 도망가는 리진과 오토바이로 그 뒤를 쫓는 도현 아니 신세기. 이 과정에서 황정음의 '오버 액션' 연기가 펼쳐져 웃음을 유발했다.
황정음의 오버 연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병원에서 결국 마주친 두 사람. 리진은 신세기가 다친 것을 알고 치료를 해준다. 치료를 위해 옷을 벗으라는 리진의 말에 도현은 바지를 벗고, 리진은 기겁하며 비명을 질러댔다.
이후 신세기는 도현으로 급변해 다시 리진 앞에 나타난다. 물론 도현은 아까 상황을 전혀 기억 못하고, 이런 도현에게 황당해 하는 리진. 예쁘게 보이려 머리핀까지 장착한 리진은 "나 까인 거야?"라고 화를 낸다. 화장실로 간 리진은 '분노의 치솔질'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평범할 수 있는 상황극이 황정음의 시트콤 연기로 빛을 발했다. '하이킥'에서 갈고 닦은 그녀의 연기가 실력발휘를 하는 순간이었다. 요상한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이 드라마 '킬미, 힐미'. 묘하게 기대가 된다.
bonbon@osen.co.kr
'킬미, 힐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