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통신]페드로 마르티네스, "뉴욕Y 포사다에 아직도 유감"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1.09 02: 36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올 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게 된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시즌 동안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자신의 시즌 최다승(23승, 1999년) 시즌과 최저 평균자책점(1.74, 2000년)시즌을 보냈고 올스타전 4회 출전과 사이영상 2회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1999년 올스타전에서는 아메리칸리그 선발로 나서 4연속 탈삼진을 비롯, 2이닝을 삼진 5개로 막고 MVP가 되기도 했다.
보스턴 레드삭스하면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뉴욕 양키스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하던 시절 마르티네스가 양키스 타자들을 겁먹게 하고 (몸 쪽 볼을 던져)엉덩방아를 찧게 하는 것을 즐겼다는 것은 이제는 비밀도 아니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된 하루 뒤인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TV 쇼에 출연한 마르티네스가 이런 사실을 뒷받침 할만한 그리고 ‘남자의 한’도 결코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증명할 만한 발언을 했다. (다음은 뉴욕 데일리뉴스와 9일자 폭스 스포츠 보도를 참고한 내용이다)

진행자로부터 가볍게 나온 질문으로 사연이 시작됐다. “가장 맞히고 싶은 양키스 타자가 누구였는가.”  마르티네스는 주저함이 없었다. “(호르헤) 포사다.”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포사다가 늘 나 한테 좋지 않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왔다.
양키스의 안방을 지켰던 호르헤 포사다는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양키스 한 팀에서만 뛰었다. 올스타전에 5번 출장했고 실버슬러거상도 5회 수상한 스타다.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
마르티네스에게는 일종의 흑역사라고 할 수 도 있는 2003년 10월 12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있었던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서 였다. 당시 마르티네스는 2-2 동점이던 4회 무사 1,3루에서 마쓰이 히데키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타석에 나온 카림 가르시아의 등 위쪽을 맞혔다. (여기서 마르티네스는 한 점을 더 내줬고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이 때 덕아웃에 있던 포사다가 마르티네스를 향해 분노에 가득한 몸짓을 했다.
4회 말 보스턴 레드삭스의 공격이 시작 됐을 때 선두 타자 매니 라미레스의 머리를 향해 양키스 선발 로저 클레멘스의 빠른 볼이 날아들었다. 라미레스가 피하는 바람에 맞지는 않았으나 양팀의 덕아웃과 불펜에서 일제히 선수들이 뛰어나왔다. 이 과정에서 마르티네스는 당시 72세이던 양키스 코치 돈 짐머가 자신을 막아 서자 그대로 그라운드에 내팽개쳤다. 아무리 벤치클리어링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상대는 상대팀 코치, 그것도 72세의 고령이었다.
이날 마르티네스는 포사다로부터 잊을 수 없는 한 마디를 들었다. “포사다가 내 어머니를 모욕했다. 라티노들은 누구도 다른 사람의 어머니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정확하게 어느 순간에 포사다가 이런 욕설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마르티네스는 “나는 그것을 지금 이 순간까지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한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날 마르티네스는 “내가 포사다를 바보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가 나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둘 사이가 심각하지는 않다는 의미의)이야기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당시에 느꼈던 모욕감만은 숨기지 않았다. 이어지는 질문에 대해서도 “당시 짐머 코치를 내던진 사건 때문에 포사다가 너무 흥분했을 수는 있다. 라티노들은 누구도 다른 사람의 어머니를 언급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포사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시 격앙된 상황이었던 것은 안다. 그래도 그런 모욕은 라티노 선수들에겐 민감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2013년 봄 마르티네스는 기자들에게 타자들이 주저 앉을 정도로 던진 볼의 90%는 실제로 맞힐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3년 사건 당시 가르시아에게 던진 볼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양키스와 관련한 마르티네스의 또 다른 일화가 있다. 2003년 포스트시즌에서의 사건에 앞서 정규시즌 초반에 마르티네스는 알폰소 소리아노와  데릭 지터를 연속해서 맞힌 적이 있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 1루수를 맡고 있던 케비 밀라가 지난 해 뉴욕 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한 비화를 소개했다.
“소리아노에게 던진 초구가 – 세상에 목 근처로 날아들었다. 다음 타자 지터 – 또 목 근처로 날아왔다. 나중에 마르티네스가 ‘클레멘스에게 너는 내 동료 한 명을 맞혔지만 나는 두 명을 맞혔다고 전하라’고 했다.”
마르티네스가 소리아노와 지터에게 연속 몸에 맞는 볼을 던지기 이틀 전 밀라가 양키스 선발 투수 클레멘스에게 맞았다. 
밀라는 마르티네스가 연속 몸에 맞는 볼을 던진 다음 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마르티네스와 관련해 “양키스가 우리 팀 누군가의 머리를 노린다면 우리 편은 궁극의 헤드헌터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궁금한 점. 마르티네스는 그렇게 미워하는 포사다를 몇 번 맞혔을까.
딱 한 번이다.
nangap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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