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훈이 거침없는 입담으로 녹화장 분위기를 한층 더 유쾌하게 만들었다. 소속사 대표를 배려하는 착한 마음 씀씀이에 어설픈 허세도 밉지 않았고, “나는 열심히 췄는데 문어처럼 흐느적거리더라”며 엑소의 ‘으르렁’ 댄스를 더욱 열정적으로 추는 모습도 과해보이지 않았다.
김지훈은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 대세남녀 특집에 이장우, 조세호, 한그루, 이채영, 이성경과 함께 출연, 시종일관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했다. 김지훈 덕분에 현장은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졌다. 이유 없이 예능PD들로부터 러블콜이 쏟아지는 게 아니었다.
김지훈은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 ‘왔다 장보리’에서 찌끄레기 검사로 열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MC들은 김지훈에게 러브콜이 쏟아지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김지훈은 “의외로 안 들어온다. 그래서 한가하다. 일본, 누(뉴)욕 등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지훈은 연관검색어처럼 따라붙는 엑소의 ‘으르렁’ 춤이 화두에 오르자, “저는 방송을 보고 정말 놀랐다. 스스로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없으니 머릿속 그림은 엑소만큼 완벽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실제론 문어처럼 흐느적거리더라”며 셀프 디스했다.
MC들은 타 방송에서도 ‘으르렁’을 곧잘 추던 김지훈의 모습을 언급했다. “‘으르렁’은 엑소 건데 엑소보다 많이 추겠다”고 장난스럽게 말하자, 김지훈은 “이게 다 ‘해투’ 때문에 비롯된 거다”고 툴툴거렸다. 그러면서 김지훈은 ‘으르렁’ 안무를 만든 친구로부터 3주간 특훈을 받았음을 고백, 완성도 높아진 무대를 예고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후 이성경을 향한 호감을 거침없이 표현하며 얼굴까지 발그레해진 김지훈은 원래는 ‘왔다 장보리’를 안 하려고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연속극, 주말극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그런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출연을 고심했지만, 사무실이 영세해 등 떠밀리듯 자의 반 타의 반 출연하게 됐다는 것. 김지훈은 “제가 6개월 이상 쉬면 월급이 못 나간다. 더 이상 식구들을 굶길 수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김지훈은 좋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섭외가 들어와야 하는데 예능만 섭외가 많이 들어온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지훈은 “재밌게 하려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자꾸 말실수를 하게 돼 예능을 망설였다. 일종의 예능 절필선언을 했는데 사장님이 전화를 해서 ‘해투 한번만 나가줘’라고 하더라. 구구절절 설명을 안 해도 이심점심이니까 (오늘도 출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MC들은 ‘이심점심’이 틀렸음을 지적, 의도하지 않아도 입만 열면 웃음을 유발하는 김지훈을 예능 보물로 칭했다.
이는 ‘2014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쥔 순간에도, 소속사의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하며 신인그룹 헤일로를 한 번씩만 검색해달라던 김지훈의 모습을 연상케하며 웃음을 배가시켰다. 부침 많은 연예계, 손익계산이 그 어느 곳보다 철저한 방송가에서 자신의 이미지나 욕심보다 회사를 먼저 생각하는 김지훈은 꽤 의리 있는 사람이었다.
아울러 반듯한 외모 뒤에 가려졌던 솔직하고 재치 있는 모습,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말실수는 김지훈을 향한 호감도를 오히려 상승시키며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배가시켰다.
‘해피투게더3’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