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왕의 얼굴' 시청률로만 재단하기엔 아깝다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5.01.09 06: 56

KBS 2TV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극본 이향희 연출 윤성식)이 시청률 부진으로 가슴앓이 중이다. 그러나 ‘백성의 얼굴이 곧 군주의 얼굴’이란 주제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을 보자면 시청률로만 재단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감성 팩션 로맨스활극이다.
주인공의 굴곡진 인생을 통해 최고의 가치는 사랑과 희생임을 이야기하려는 이 드라마는 임진왜란 발발을 기점으로 2막을 맞아 광해의 성장을 본격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인국은 백성들을 지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부터 왜적을 섬멸하는 강인한 모습을 오가며 빠져드는 매력을 발산, 재미를 배가시키며 시청률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왕의 얼굴’ 15회에도 이런 서인국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앞서 왜군이 퇴각 전 도성안 모든 백성을 죽일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광해군(서인국 분)은 선조(이성재 분)의 우려에도 불구, 무거운 책임을 떠안으며 도성에 잠입했다. 광해는 장수태(고인범 분)를 이용하는 기지를 발휘, 궐에 들어가 적장 키노시타의 관상을 살핀 후 그를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 여색을 좋아하는 키노시타의 틈을 파고드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김귀인(김규리 분)과 김도치(신성록 분)가 광해군의 행보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김도치는 김귀인의 명에 따라 키노시타에게 조선의 세자가 지금 도성에 있음을 알렸다. 이와 함께 세자는 명과 왜가 맺은 강화협상에 분노하고 있음을 전한 후, 키노시타가 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고 도발했다.
이에 키노시타는 광해군을 잡을 묘안을 떠올렸다. 바로 백성들의 목숨을 담보로 광해군이 정체를 밝힐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 그의 노림수대로 광해는 무고한 백성들이 하나 둘 살해되자 스스로 정체를 밝혔다. 광해로선 절체절명의 순간. 여기저기서 자신이 왕세자라고 주장하며 봉기해 키노시타를 혼란에 빠트렸다.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광해는 “도성을 떠날 때 저하께서 직접 나서 백성들의 피난을 돕는 것을 보았습니다. 임금께서 도성을 떠나시던 날. 저하께서는 저희를 끝까지 버리지 않았습니다. 세자 저하는 우리가 지킬 것입니다”고 고하는 백성들의 이야기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더불어 이를 통해 용기를 얻은 광해는 김가희(조윤희 분)를 비롯한 의병들의 도움을 받아 왜적을 섬멸, 백성들을 지켜내며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흥행이 생명인 상업 드라마에서 부진한 시청률의 드라마가 호평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의 얼굴’이 제 페이스대로 이야기를 충실히 꾸려가고 있다는 점, 느린 출발로 타사 고정 시청자를 끌어들이기엔 한계가 있었다는 점, 3%를 기록했던 전작의 시청률을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단순히 ‘동시간대 꼴찌 드라마’로 평가 절하하기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왕의 얼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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