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입단한 kt 위즈의 투수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
2012시즌이 끝난 뒤 신생팀이었던 NC 다이노스는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당시 NC는 투수 송신영, 이승호, 고창성, 이태양을 지명했으며 야수로는 조영훈, 김종호, 모창민, 김태군을 선택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지명된 투수들은 즉시 전력감으로 활약해줄 것이 기대 됐다.
하지만 현재 NC의 상황을 보면 야수 지명은 성공적이었던 반면 투수들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송신영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실패한 카드는 아니었다. 반대급부로 박정준, 지석훈, 이창섭을 영입했다. 특히 지석훈은 당장 내야의 수비력을 높였고 지난 시즌에도 타율 2할7푼4리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마운드를 높이진 못했으나 트레이드를 통해 야수를 보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승호, 고창성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좌완 이승호는 NC 이적 후 1군 12경기 등판에 불과했다. 2013시즌엔 1패 평균자책점 9.64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고창성은 불펜 요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활약은 미미했다. 지난 시즌 25경기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80으로 가능성을 남겼으나 전성기 때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제 5년차를 맞는 이태양도 아직 꽃 피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kt의 선택은 어떻게 달랐을까. 우선 kt는 마운드 쪽에서 주로 유망한 자원들을 선발했다. 9개 구단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좋은 투수들이 묶인 것도 있었지만 가능성에 중점을 뒀다. kt가 지명한 투수는 윤근영, 장시환, 정대현, 이성민으로 모두 4명이었다. 선수들의 나이로 보더라도 NC 때보다는 젊은 축에 속한다.
먼저 윤근영은 특별지명 투수들 중 1군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당장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kt에 젊은 투수들이 대부분인 만큼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올해로 28세가 된 장시환에게는 아직도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150km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지만 1군 무대에선 성공하지 못했다. 어느덧 7년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kt에선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 제구력만 더 가다듬는다면 선발, 불펜 어느 보직에서든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대현과 이성민은 아직 ‘미완의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전 소속팀에서 기대를 받으며 1군 등판 경험을 얻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대현은 지난 시즌 두산에서 선발로 5경기에 등판했다. 선발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7.88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체인지업 구사 능력이 뛰어나 여전히 좋은 선발 재목이다. kt에선 신생팀인 만큼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젊은 나이에 비해 1군에서 59경기에 등판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성민은 NC가 2013년 우선지명으로 영입했을 정도로 좋은 유망주다. 140km대 중반의 강속구 투수임에도 포크볼을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 구사능력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지만 이제 3년차가 되는 만큼 다음 시즌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꾸준히 기회를 얻는다면 충분히 좋은 선발 자원이 될 수 있다. 16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당장 선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특별지명한 모든 카드가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kt는 NC의 사례를 보았기에 더 신중하게 투수들을 지명했다. 베테랑 투수보다는 젊고 가능성 있는 자원들을 모으며 미래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들이 당장 다음 시즌 1군 무대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건 지명된 선수들이 대부분 젊은 투수들이기에 이번 지명의 성공 여부는 한참 뒤에나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 선택이 kt 마운드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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