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패밀리' 안혜경, "철은 엄마가 되면 들겠죠?" [인터뷰①]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1.09 08: 22

배우 안혜경하면 야무진 이미지부터 떠오른다. 기상캐스터 출신이란 선입견 때문이다. 교사, 변호사 등 전문직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하지만 SBS 새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극본 김신혜, 연출 주동민)에선 철부지 맏딸 최동은 역을 맡았다. 남편의 사업 실패 후 남편과 딸을 이끌고 친정으로 돌아온 인물로, 유산 쟁탈전을 겪으며 성숙해져 간다. 
"주말드라마는 정말 오랜만이예요. 설레고 좋아요. 주변 분들은 지금 역할이 저에게 잘 어울린다고 해요. 우산을 들고 외출하면 제대로 들고 온 적이 없어요. 지갑을 두고 집을 나설 때도 있고요. 아버지가 '잘 챙겨주는 사람을 만나라'고 한 이유예요. 연기하는 입장에선 즐겁고 편해요.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2012)에 카메오로 나온 걸 작가님이 보셨대요. 그때도 조금 푼수로 나왔어요. (웃음)"
인터뷰 내내 밝은 목소리의 그였다. 웃음 소리가 떠날 줄을 몰랐다. 좋아하는 주제인 연극을 이야기할 땐 좀 더 수다스러워 졌다. 애교 많고 살가운 성격이었다. 그는 손을 내저으며 "엄마가 되기 전까지 철이 들지 않을 것 같다"며 "조금씩 깨달아 가는 과정이 좋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똑똑한 역할도 좋지만, 부족하지만 점점 성장하는 캐릭터가 좋다"고 말했다.

극중에선 최종훈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동갑내기 최종훈은 오랜 친구다. 안혜경이 MBC 기상캐스터이던 시절, 최종훈은 방송인 정준하의 매니저였다. 안혜경은 평창, 정준하는 주문진 출신으로 강원도란 공통분모가 두 사람을 가깝게 만들었다. 연기는 안혜경이 먼저 시작했지만, 시트콤 연기는 tvN '푸른거탑'을 거친 최종훈에게 배우고 있었다.
"대사는 없지만 거실에 다 같이 있는 장면이 많은데, 처음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최)종훈이가 많이 가르쳐 줬죠. '이 장면에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면서 같이 고민도 하고요. 종훈이 아이디어가 좋을 때가 많아요. 많이 물어봐요. 서로 격의 없이 스스럼 없는 사이지만, 극중에선 제가 남편에게 매달리잖아요. 드라마할 때만큼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같은 대기실을 쓰는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소진과는 극중 앙숙 자매 관계다. 그룹 빅스의 멤버 엔도 출연한다. 두 사람을 보면 TV를 보는 기분이라고 했다. "대기실에서 TV를 보는데 두 사람이 가요시상식에 나오는" 신기한 경험 덕분이다. 그는 "대본을 보다 보면 가끔 모르겠다 싶은 부분이 있는데, 그런 지점이 소진이와 비슷하다. 그럴 때마다 진이한 오빠를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는다. 소진이랑 죽이 잘 맞는다"고 웃었다.
그는 대학로 꿈꾸는공작소에서 공연되는 연극 '가족입니다'에도 출연 중이다. 지난 해 5월에 이어 같은 공연에 두 번째 오르고 있다. 드라마에선 곱게 자란 철부지 딸이지만, 무대에선 생활력 강한 선머슴 역을 맡았다. 소규모의 작품이라 안혜경이 직접 소품을 챙기고, 협찬도 받는다. 정말이냐고 반문하자 "유기견 봉사를 갔다가 강아지 사료 협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연극이 그냥 좋아요. 상대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법, 응용력과 순발력을 배웠어요. 연기의 과정으로 연극을 시작하진 않았는데, 시간이 쌓이니까 얻는 것이 많아요. 한때 이것저것 많이 하면서 연극은 연극대로 연습을 참석할 수 없고, 방송은 방송대로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어요. 여기서 포기하면 이도저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지난 5월 공연 땐 말 그대로 올인했어요. 그래서 어떤 공연보다 애정이 가요."
20대 중반 데뷔한 그는 어느덧 30대의 중반을 지나고 있었다. 동갑내기 절친으로 알려진 이효리, 박시연, 메이비 등은 어느새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앞두고 있다. 메이비는 오는 2월 배우 윤상현과 웨딩마치를 울린다.
"2013년에 함께 화보를 찍었어요. 우연히 최근 그 화보를 다시 봤는데, 저만 덩그러니 남았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하지만 지금은 일할 때인것 같아요. 친구들과는 메이비 결혼식 때 다 만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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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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