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본방사수’, TV 앞 대중의 민낯을 공개합니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1.09 09: 36

KBS 2TV ‘작정하고 본방사수’가 TV 보는 사람들을 조명한 색다른 콘셉트로 시선을 끌었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TV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청자의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실체 없던 대중의 민낯을 과감하게 공개한 ‘본방사수’가 독특한 볼거리를 안겼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장동민 가족과 김부선-이미소 모녀, 신혼부부, 노부부, 장모와 사위, 세친구, 외국인 등 8팀의 개성 넘치는 그룹이 각자의 집에서 TV를 보는 모습을 담아냈다. TV를 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본 ‘본방사수’는 필터 없는 시청자의 생생한 반응이 TV보다 더 재밌는 TV를 만들어냈다.
친구, 가족들과 함께 춤을 추며 ‘무한도전’의 ‘토토가’를 즐기거나 세월호 관련 뉴스에 눈물을 펑펑 쏟는 모녀, 성 지식이 전달되는 ‘비타민’에 민망해하는 노부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를 보고 자녀 계획을 세우는 친구들, ‘개그콘서트’를 비평하는 개그맨 장동민, 엄마 김부선의 난방비 관련 뉴스를 보고 걱정하는 딸의 모습 등이 나열식으로 펼쳐진 ‘본방사수’는 왜곡된 시선 없이, 내레이터 공형진의 잔잔한 설명을 곁들여 안방극장에 전달됐다. 

TV가 가족 간의 대화를 단절시킨다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하루 평균 3시간 정도의 시간을 TV앞에서 보내는 가족들은 TV를 통한 다양한 대화가 가능해 시선을 끌었다. 가족들은 TV 프로그램이 던져주는 소재에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특히 전국민에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다양한 연령층과 구성의 시청자들은 실체가 모호했던 대중을 대변했는데, 이들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도 다른 생각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 흥미를 자극했다.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도 어떤 이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또 다른 집단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는 등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시청자의 모습은 오히려 ‘본방사수’를 보는 시청자를 대변하고 있어 공감대를 높였다.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영국 채널4 ‘고글박스’를 한국 정서에 맞게 재가공한 프로그램. KBS 프로그램 외에도 인기 있는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까지 과감하게 끌어들여 대놓고 비평하는 ‘작정하고 본방사수’가 6부작 동안 어떤 풍성한 이야기를 담아낼지 관심을 끈다. 이날 첫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3.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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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본방사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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