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향한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시청률을 22.2%(닐슨코리아)까지 훌쩍 올려놓은 이 기획은 올해로 햇수로만 올해 10년차인 ‘무한도전’이 내놓은 수많은 ‘레전드’ 기획 중에서도 ‘레전드’로 기억될 전망이다.
애초 박명수와 정준하가 제안한 ‘토토가’ 아이템은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던 기획이다. 지난 11월 ‘무한도전’ 방송 당시 박명수와 정준하는 추억의 가수들을 모아 노래 실력을 검증해보는 아이템을 내놨다.
두 사람의 아이디어에 유재석은 "케이블에서 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고, 심사위원이었던 김성원 작가는 구체적인 예능 프로그램 이름을 말하며 "박명수씨가 MC를 봤던 것이다"라고 제보해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그만큼 예전의 가수들을 모아 추억의 무대를 만드는 기획 자체는 비슷한 포맷의 케이블 방송이 있을 정도로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유재석이 언급했던 그 케이블 방송의 진행자는 이본. 비슷한 조건에도 ‘토토가’만 ‘대박’을 친 것이다.

‘토토가’가 이처럼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역시나 ‘무한도전’의 힘이 컸다. 예능 프로그램을 접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예전보다 시청률은 다소 떨어졌지만, ‘무한도전’은 여전히 국민 예능이다. 옛날 가수들을 불러모아보자는 아이디어의 시작은 비록 박명수의 사심 섞인 아쉬움이었지만, 제작진을 비롯한 ‘무한도전’ 팀이 한 번 도전해 보기로 결정한 순간 ‘대박’ 아이템이 됐다.
무엇보다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의 힘은 이제는 가수 활동을 쉬고 있는 90년대 가수들을 다시 한 자리로 불러 모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이는 섭외력으로도 연결됐다. 이번 ‘토토가’를 위해 ‘무한도전’ 멤버들은 직접 가수들을 찾아다니며 섭외에 힘을 썼고, 가수들 역시 흔쾌히 촬영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수들 중에는 한동안 무대를 선보이지 않았던 이들도 있는 만큼, 오랜만에 무대를 선보이는 데 부담이 없지 않았을 터.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인기와 신뢰는 그런 부담감을 덜어주기 충분했다. 과거 김희애, 조인성, 차승원, 소지섭 등 좀처럼 예능에서 볼 수 없는 톱스타들의 깜짝 출연을 성사시켰던 국민 예능다웠다.
지상파 방송국 한 관계자는 “‘토토가’는 그동안 제작이 많이 시도돼 왔던 포맷 중의 하나지만 여건 상 방송으로 만들어지지는 못했었다. 때문에 ‘토토가’가 만들어지고 지금처럼 큰 파급력을 갖게 된 것은 ‘무한도전’의 힘이라고밖에 설명할 수밖에 없다. 90년대 가수들을 한 무대로 끌어 모으는 게 쉽겠느냐. 만약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면 더 어려웠을 것이다. ‘무한도전’이기에, 또 한 번의 이벤트로 기획됐기에 가능한 것이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처럼 '토토가'는 '무한도전'의 힘과 입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무한도전'이라는 날개를 달고 재조명 받고 있는 90년대 가수들과 그들을 활용한 기획을 쏟아내고 있는 프로그램들, 상표 출원 논쟁과 '토토가' 다큐멘터리 제작까지. 이제는 '무한도전'이라는 그릇에만 담을 수 없는,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고 있는 '토토가' 신드롬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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