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떨어진 한국 축구 위상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캡틴' 기성용이 9일(이하 한국시간) 결전을 하루 앞두고 캔버라 스타디움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서 굳은 각오를 전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오만과 2015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펼친다.
기성용은 지난 4일 뒤늦게 슈틸리케호에 합류했다. 소속팀 일정을 치르고 오느라 가장 늦게 호주에 입성했다. 수많은 경기 출전에 장시간의 비행과 시차 적응 문제로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성용은 "오만전은 가장 중요한 경기다. 내일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문을 연 뒤 "내가 여기 온지 일주일이 안됐다. 영국에 있을 때 만큼 최고의 몸상태는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대표팀을 많이 다녀오면서 시차 문제를 적응했다. 중요한 순간 100% 몸이 아닐 때 어떻게 경기를 해야하는지 충분히 경험해왔다. 그래서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기성용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2011 카타르 아시안컵,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메이저대회를 모두 경험하며 베테랑 반열에 들어섰다.
기성용은 어렸을 적 호주 유학을 다녀온 바 있어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존 폴 컬리지(John Paul Collage)에서 학업과 축구를 병행했다. 유럽 무대에서의 성공 조건인 축구와 영어를 모두 배우며 훗날 성공 발판을 마련했다. 기성용은 "호주에서 어렸을 때 있었기 때문에 이 대회가 특별할 수도 있다. 환경적인 부분이 조금 더 익숙하다.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많이 변했지만 특별한 건 사실"이라며 "우승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이번 대회가 선수들에게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장 완장의 특별함도 있다. 기성용은 이번 대회서 슈틸리케호의 캡틴으로 낙점됐다. 그가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메이저대회서 주장 역할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기성용은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책임감'이라고 말했다"면서 "브라질 월드컵 실패 이후 계속해서 대표팀에 대한 좋지 않은 모습들과 결과들이 많이 있었다. 이번 대회는 좋은 기회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국 축구의 위상도 예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첫 단추인 내일 경기가 부담스럽겠지만 승점 3을 꼭 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선 개최국 호주를 비롯해 오만, 쿠웨이트와 A조에 속했다. 13일 같은 장소에서 쿠웨이트와 2차전, 17일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최종전을 벌인다.
결전이 임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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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