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가 강원도 정선을 떠나, 외딴섬 만재도로 향했다. 배우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이 나영석-신효정 PD와 함께 '삼시세끼-어촌편' 촬영에 돌입한 것. '고품격 요리프로그램'이라 쓰고 '생고생 예능'이라고 읽는 사기 방송의 시작이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tvN '삼시세끼-어촌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 그리고 나영석, 신효정 PD가 참석했고 행사 진행은 방송인 박지윤이 맡았다.
나영석 PD는 이들을 '또' 속였다. "차승원과 유해진을 모아놨더니 잡부가 필요했다. 두 분 다 40대 중반이니 귀찮을 때가 있으니, 잡부가 없으면 제작진이 대신 해줘야 한다. 우리도 피곤하다. 그러는 와중에 (장)근석씨가 연이 닿았다. '좋은 고품격 요리프로가 있는데 같이 하자'고 했다"고 섭외 당시의 과정을 전했다.

이에 장근석은 "먹을 게 지천에 널려있는 파라다이스라고 듣고 갔다. 널려 있긴 하지만 쉽게 잡아올 수가 없다. 저 뿐만 아니라 형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 홍합을 캐러 귀신섬에 갔을 때는 '이러다 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요리 프로그램이라 소개를 듣고, 제이미 올리버 같이 멋있는 걸 하고 싶었는데 막상 거기서 하는 건 마늘을 까고, 고춧가루만 더는 일이다"고 자신이 '사기극'에 희생됐음을 털어놨다.
또 얼굴이 붓는 체질 탓에 우유를 준비해 갔는데, 이를 나영석 PD가 뺏어갔다. 결국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도, 잠시나마 '잘생김'을 내려놓고 '못생김'을 경험했다. 장근석은 "팬들에게 보지 말라고 해야 겠다. 얼굴이 너무 못 생기게 나와서 걱정된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힘들었던 건 차승원도 마찬가지. 최근 MBC '무한도전-극한알바편'에서 탄광에 들어가 고생한 이후 또 한 번의 극한체험 같은 예능 프로다. 차승원은 "공교롭게도 두 프로그램이 모두 극한이다. 이번에는 음식이라는 매력이 있었다. 친분이 있는 두 분과 함께 보내면서 한끼 한끼를 해먹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나영석 PD에 대한 불만은 이서진 만큼이나 풍성했다. 차승원은 "(나 PD가) 현장에서 얄미롭다. 우리는 없는 게 많다. 핫 플레이스인 만재 슈퍼에는 물품도 몇개 없다. 과자 몇 개가 있을 뿐이라 자급자족해야 한다. 변수도 많다. 낚시도 해보지 않아서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요구하는게 많다. '해달라',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재료도 없는데 짜증이 난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도 이기고 싶어서 또 하게 된다. 나중에는 그 짜증으로 유해진을 들들 볶는다"고 설명했다.
나 PD도 이들의 고충을 인정했다. 나영석 PD는 "밍키 같은 동물의 존재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많다"며 "다른 동물을 찾아볼 필요가 없다. 이 세 사람들이 동물 수준으로 일을 하고 있다. 하드코어다"고 덤덤하게 설명했다.
수수지옥은 사라졌지만, 홍합을 캐러 갔던 귀신섬이 있다. 밍키를 대신해 산체가 있지만, 그보다는 더 '동물' 같은 3명의 출연진이 있다. 또 이들을 여전히 '얄미롭게' 괴롭히는 나영석 PD 및 '삼시세끼' 제작진이 있다. 산골에서 어촌으로 자리를 옮긴 스핀오프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이 또 어떤 재미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전달하고 힐링을 안길지, 이날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나니 또 한 번 나영석 PD의 마법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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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