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는 한국 축구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10 05: 25

이정협(상주)이 '신데렐라'를 넘어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 캔버라 스타디움서 오만과 2015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한국 축구엔 특별한 아시안컵이다. 지난 1956년과 1960년 1, 2회 대회서 2연패를 달성한 이후 55년간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반세기 만에 비원이었던 아시아 정상 탈환에 나선다.

슈틸리케호의 최전방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역대 아시안컵을 통틀어 무게감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근호와 조영철이 있지만 이동국 김신욱 박주영 등 정통파 스트라이커들이 모두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예 공격수 이정협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 모의고사서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트리며 2-0 승리를 매조지했다. 첫 국제무대, A매치 데뷔전서 골맛을 보며 화려한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숨겨둔 발톱이다. 오만전서 선발 출격보단 특급 조커의 임무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186cm의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상대의 힘이 떨어지는 후반 중반 이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정협은 결전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현역 군인다운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선발이든 조커든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이정협은 "조커로 들어간다면 분위기 반전 혹은 상대 수비수들과 위에서 부딪혀 힘들게 만들겠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우리가 골을 넣을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결의에 찬 각오를 밝혔다.
이어 "사우디 선수들과 처음 경기를 했는데 힘, 스피드, 탄력이 확실히 좋았다. 하지만 한국이 뒤쳐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비디오로 본 오만도 못하는 팀이 아니었다. 잘하는 팀이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겠다. 우리 것만 보여준다면 확실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정협에게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정협은 "감독님이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면서도 "감독님과 개인 면담을 했는데 '네가 여기 온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다"며 수장의 기대에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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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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