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화(빙그레)에만 30년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결정내리기가 정말 힘들었죠. 그렇지만 '다른 팀에서도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에 롯데로 오게 됐습니다."
매년 12월이면 코치들의 대이동이 벌어진다. 작년 12월, 장종훈(48) 코치가 한화를 떠나 롯데로 가게 됐다는 소식은 야구계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1986년 연습생으로 빙그레(현 한화)에 입단, 한 팀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은퇴 후에도 코치로 계속해서 같은 팀에 몸담았었던 장종훈이었기 때문이다. 독수리로 29년을 살았던 장종훈은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롯데의 제의를 받아들여 이제는 거인으로 살게 됐다.
장 코치는 롯데, 그리고 부산에 연고가 없다. 맏아들 현준(19) 군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데, 집안에서는 처음에 '아빠가 함께 있어야 한다'며 장 코치의 롯데행을 만류했다고 한다. 그래도 장 코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가족들을 설득했고, 올해는 홀로 부산생활을 하게 됐다.

한화에서만 30년 가까이 있었던 장 코치는 롯데행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 "정말 결정내리기 힘들었다"는 것이 장 코치의 말이다. 장 코치가 떠나면서 한화는 이번 겨울에만 영구결번 3인방(장종훈-송진우-정민철)을 모두 잃게 됐다.
1986년 프로에 입문, 2005년 현역 선수생활을 마감했던 장 코치는 연수를 떠났던 2012년을 빼면 2006년부터 작년까지 한화 타격코치로 일했다. 때문에 롯데 타자들의 장단점을 세세하게 살필 기회가 없었다. 일단 장 코치는 강민호 부활을 자신의 첫 번째 임무로 꼽았다.
"올해 강민호 선수가 하위타선에서 예전만큼 해준다면 우리 타선도 정말 괜찮습니다. 최근 2년 동안 하체가 흔들렸던 것같은데, 이제부터 강민호 선수와도 이야기를 많이 해볼 생각입니다. 성실하고 조언을 귀담아 듣는 선수라고 알고 있는데, 올해는 많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민호를 올 시즌 롯데 타선의 열쇠로 꼽은 장 코치는 이어 "3번에서 아두치 선수도 잘 해줘야 한다. 만약 아두치 선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손아섭 선수가 다시 3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짚었다.
이종운 감독은 9일 시무식에 앞서 가진 코칭스태프 미팅에서 올 시즌 지도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치들끼리도 업무를 공유해서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하자는 의미였다. 장 코치는 "이제까지 해봤던 시무식 중 가장 준비가 힘들었다"고 고개를 내저으며 "감독님께서 생각도 많고 많은 걸 준비하고 계신다. 나도 올해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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