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지난해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베테랑 포수 용덕한(34)을 영입했다. 베테랑 포수가 절실했던 kt로선 가뭄의 단비였다. 그러나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인 만큼 백업 포수들의 성장도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귀한 포지션 중 하나는 포수다. 단기간에 1군용 선수가 만들어지지 않을뿐더러 자원도 넉넉지 않다. 매년 구단들은 포수 부족 때문에 고민을 할 정도이다. 특히 신생팀 kt에는 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문제다. 조범현 감독도 제주 마무리 캠프 당시 베테랑 포수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특별지명으로 용덕한을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고민을 해결했다. 통산 1군에서 474경기를 소화했기에 kt 포수 중 경험 면에서 가장 앞선다. 전 소속팀인 롯데에서 강민호, 장성우가 버티고 있어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지만 타 구단에서 뛰었다면 제 2의 포수로 충분히 활용 가능한 자원이었다.

현재로선 용덕한이 주전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15시즌의 가장 큰 화두는 144경기라는 일정이다. 원래 포수는 풀타임을 소화하기 쉽지 않은 포지션. 각 구단 당 치러야 하는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포수 자원은 더욱 중요해졌다. kt도 유망한 포수 자원을 빠르게 키워내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포수 출신의 조 감독이 선수 육성에 뛰어나다는 것이다. 조 감독은 쌍방울 코치 시절 ‘유망주’ 박경완을 대선수로 키워내기도 했다. 따라서 젊은 포수들이 조 감독 밑에서 얼마나 빠르게 성장 할 수 있느냐도 하나의 관심사다. 일단 젊고 유망한 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고졸 포수 중 최대어로 평가받던 안중열과 대졸 포수 안승한, 고양 원더스를 거쳐 kt에 입단한 김종민, 두산에서 데뷔해 신고 선수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윤도경 등이 있다.
이 중 안중열은 잠재력이 가장 뛰어난 자원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장재중 배터리 코치는 “9년 동안 코치 일하면서 봐온 고졸선수 가운데 (안)중열이가 수비가 가장 안정적이다. 최고다”라고 칭찬할 정도.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퓨처스리그서 kt 포수 중 가장 많은 77경기를 소화했다. 전체적으로 기본기가 잘 돼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대만에서 열린 21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선 상대팀의 도루를 거의 다 잡아내며 송구 능력도 과시했다.
본인은 당장의 활약에 연연하지 않았다. 안중열은 “경쟁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시즌엔 1군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최대한 1군에 붙어있고 2군에 안 내려가도록 하겠다”며 경쟁에 대한 굳은 의지도 드러냈다. 현재로선 용덕한을 뒷받침해줄 한 명의 선수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타격면에서 앞서는 안승한도 기대된다. 안승한은 안중열과 함께 kt의 특별지명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최근 권혁의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김민수(삼성)와 대학 시절 최고 포수를 놓고 다퉜다. 포수임에도 빠른 발을 갖춰 공격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원이다. 원더스 출신 김종민은 기존 포수 중 나이가 가장 많다. 고양 원더스에서 기량이 많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kt 입단에 성공했다. 윤도경은 두산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kt로 팀을 옮겼다. 장타력만큼은 2군에서 일찍이 인정받은 선수로 kt의 치열한 안방마님 경쟁에 뛰어들었다.
결국 이 선수들 중 백업 포수가 나와 줘야 한다. 일단 성적에 대한 큰 부담이 없기에 여러 선수들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유망주 포수들이 용덕한과 함께 144경기를 버텨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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