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할 외국인 투수들의 ‘1차 라인업’이 확정됐다. 총 21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인선된 가운데 예전보다 불어난 몸값을 해주느냐에 따라 프로야구 판도도 사뭇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은 8일 클리블랜드에서 뛰었던 타일러 클로이드를 총액 55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015년 외국인 투수 인선을 모두 마무리했다. 아직 SK와 두산이 외국인 야수를 선발하지 못했을 뿐, 팀 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는 일찌감치 모두 확정된 것이다.
크게 나눠보면 한국프로야구에서 성공한 구관과 이들에 도전하는 화려한 경력의 신관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가 앤디 밴헤켄(넥센), 찰리 쉬렉(NC), 더스틴 니퍼트(두산) 등의 선수들이라면 후자는 루카스 하렐(LG), 알프레도 피가로(삼성), 조쉬 린드블럼(롯데)와 같은 선수들이다. MLB 경력이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기량’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외국인 투수 라인업은 역대 최고라고 할 만하다.

성공한 선수들이 더 많은 보수를 확보하는 것은 성과주의의 프로에서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이들을 따라잡고자 더 좋은 경력을 가진 선수들을 영입하다보니 역시 그 비용이 뛰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 연봉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구단들도 예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예산을 집행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전반적으로 외국인 투수 시장의 덩치가 커진 것이 눈에 띈다.
올해 21명 외국인 선수들의 총 보수(계약금+연봉)는 1335만 달러(약 145억6600만 원)에 이른다. 축소 발표 논란이 여전하다는 것, 그리고 이면적으로 맺는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실제 지급되는 액수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나눠보면 63만5700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7억 원에 육박한다. 니퍼트가 150만 달러로 외국인 신기록을 쓴 가운데 6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절반이 넘는 11명이다. 반면 40만 달러 이하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네 명밖에 없다.
많은 돈을 받아가는 만큼 이들에 대한 기대치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부터는 144경기 시대가 열린다. 투수들이 부족하고, 국내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야 할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전력이 처지는 하위권 팀들의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관심사다. 이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약점을 메운다면 순위표의 간격이 오밀조밀해질 수 있다. 반면 힘을 내지 못할 경우 시즌 초반부터 상·하위권 격차가 벌어져 김빠진 레이스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설득력이 있다. 수십억 씩을 받는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에 비하면 금전적인 지분은 크지 않을 수 있어도, 분명 전력 극대화를 위해서는 이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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