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을 거슬리는 생활 소음이 리드미컬한 음악으로 탄생했다.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는 가요는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고, 시트콤처럼 웃기면서도 설렘을 유발하는 탄탄한 스토리와 가수 출신 배우들의 호연, 호화로운 카메오 군단은 눈과 귀가 호강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Mnet이 야심차게 준비한 뮤직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극본 신명진 정수현, 연출 김용범 안준영)가 지난 9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 됐다. 1990년대 히트곡 김원준의 ‘Show’를 편곡한 오프닝에는 주연 배우들 뿐 아니라 댄싱9’의 주역인 이용우, 우현영 마스터, 김설진, 이루다, 이선태, 최수진 등의 무용수들이 출연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이어 민효린, 곽시양, 진영, 헨리, 박광선, 유성은 등이 ‘슈퍼스타K2’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문을 연 ‘칠전팔기 구해라’는 시트콤 같은 연출과 극적인 등장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설운도, 백지영, 조PD를 심사위원으로 섭외해 ‘슈스케’ 오디션 현장과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였다.

구해라(민효린 분)와 강세종(곽시양 분) 강세찬(진영 분) 쌍둥이 형제의 운명적인 첫 만남은 풋풋한 삼각로맨스로 이어지며 설렘을 유발했다. 형 세종은 듬직하고 섬세한 매력으로 구해라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세찬은 솔직하고 구김살 없는 밝은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어린 시절 앞집으로 이사 온 구해라에게 첫 눈에 반한 세찬은 해라에게 끊임없이 구애했지만, 해라는 세종에게 “내가 이제 너랑 그냥 친구하기는 싫어진 것 같아”라고 고백했다. 세 남녀의 러브라인이 엇갈린 순간. 세찬은 본능적으로 해라가 달라졌음을 눈치챘다. 이 장면에서 흘러나온 나윤권의 ‘나였으면’은 가슴앓이 하는 세찬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슈퍼위크에서의 분위기가 좋을리 없었다. 그래도 세찬은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팀 미션에서 일부러 조장으로 나서 구해라를 팀원으로 지목했다. 이어 세찬은 일부러 세종을 외면했지만, 해라의 간절한 눈빛에 못 이겨 세종을 팀원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헨리(헨리 분), 장군(박광선 분), 이우리(유성은 분)가 합류하며 ‘칠전팔기’ 팀이 탄생했다.
칠전팔기 팀은 짧은 시간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심사위원 박진영과 윤종신 앞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꾸몄다. 하지만 헨리가 쓰러지자 무대를 중단한 세찬 탓에 모두가 탈락 위기에 놓인 바. 심사위원 박진영과 윤종신은 “조장이 무책임하게 무대를 중단한 바람에 심사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전원 탈락을 선언했다.
이에 세찬은 “슈퍼위크. 그건 우리 모두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군가는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며 없던 희망을 다시 품으며 무대에 서기도 한다. 나에게도 꿈이 있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꿈을 이뤄주고 싶은 꿈. 그러데 난 오늘 그 꿈을 깨트려버렸다. 이미 산산조각이 난 우리 세 사람의 인연처럼. 그리고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고 독백해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칠전팔기, 구해라'는 '슈퍼스타K'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제작진이 '슈퍼스타K2' 그 후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뮤직 드라마로, 첫 방송부터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 우정, 러브스토리를 흥미롭게 풀어내 시선을 집중시켰다. ‘슈퍼스타K2’ 출신의 김지수, 장재인, 존박, 앤드류, 힙통령, 락통령 등이 출연해 웃음을 선사한 가운데, ‘슈퍼스타K'와 '댄싱9'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김용범 PD는 엄정화, 이승철, 존박의 과거 영상을 활용한 절묘한 편집으로 웃음을 배가시켰다.
여기에 '진짜사나이', '뮤직뱅크', '천생연분' 등을 작업한 신명진 작가, '논스톱', '압구정 다이어리' 등을 집필한 정수현 작가가 의기투합한 덕분에, 이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로코와 시트콤, 서바이벌 등의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웃음과 설렘을 동시에 유발했다. 이적의 ‘왼손잡이’, 원타임의 ‘핫뜨거’, 젝스키스의 ‘폼생폼사’가 흘러나와 추억을 자극했고, 코요테의 ‘만남’,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이승환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은 세련되게 편곡돼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기다려 늑대’를 부르며 가수로 활동했던 민효린은 망가져도 사랑스러웠고, 현역 아이돌 B1A4 진영의 풋풋한 짝사랑 연기는 진짜처럼 자연스러웠다. 모델 출신 곽시양은 여성들의 로망을 브라운관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와 여심을 자극했다. 곽시양은 민효린의 구두굽이 부러지자 넓은 등을 내주고, 민효린을 향한 타인의 음흉한 시선에 상의를 벗어 허리에 둘러주는 자상한 모습을 섬세하게 연기, 첫 방송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칠전팔기, 구해라’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