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해진 조성민(32, KT)과 윤호영(31, 동부)이 올스타전에서 화해를 할까.
지난달 24일 조성민과 윤호영은 맞대결 중 신경전을 펼쳤다. 접전이 벌어졌던 4쿼터 중반에 사건이 발생했다. KT의 속공상황에서 백코트를 하던 조성민과 윤호영의 팔이 서로 엉켰다. 이 때 두 선수가 팔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감정이 상했고, 신경전을 펼쳤다. 윤호영은 조성민의 이마에 머리를 들이밀며 말싸움을 주고받았다. 양 팀 선수들이 나서 말리자 흥분한 조성민도 윤호영에게 와보라고 손짓을 했다. 결국 두 선수는 더블 테크니컬파울을 선언 당했다.
신체접촉이 빈번한 농구경기서 집중하다보면 신경전은 흔히 발생한다. 다만 판이 좁은 국내 농구계에서 보통 후배가 먼저 나서 경기 후 사과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조성민과 윤호영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하지만 감정의 골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윤호영이 선배인줄 알았다”며 화가 단단히 났다. 윤호영은 김영만 감독의 권유로 옛 스승인 전창진 감독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윤호영은 정작 조성민에게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차라리 누구에게도 사과를 안했다면 모를까. 모양새가 영 애매모호했다. 구단끼리도 의견이 달랐다. KT는 윤호영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동부는 ‘당사자끼리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게 유야무야 시간이 흘렀다. 예정대로라면 두 선수는 오는 24일 원주에서 펼쳐지는 5라운드 맞대결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었다. 서로 매치업상대가 아닌데도 두 선수의 맞대결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로농구서 흔히 볼 수 없는 ‘레알’ 자존심 대결이기 때문이다.
변수가 발생했다. 오는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KBL 올스타전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시니어 매직팀 소속으로 뛰게 됐다. 하승진과 양희종이 부상으로 제외되면서 대체선수로 박상오와 윤호영이 선발된 것이다. 조성민과 윤호영은 같은 라커룸을 쓰면서 어색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됐다.
2013년 12월 애런 헤인즈는 경기 중 김민구를 고의로 가격해 물의를 일으켰다. 헤인즈는 2경기 출전금지와 300만 원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당시만 해도 국가대표 스타였던 김민구를 가격했다는 이유로 헤인즈에게 일방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살인즈’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붙었다. 2주 뒤 김민구가 코트로 돌아오자 헤인즈와 김민구는 코트에서 악수를 나누며 오랜 앙금을 풀었다.

올스타전은 화합의 자리다. 잔칫상에서 딴 마음을 품고 손님들을 맞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한살 씩 더 먹은 조성민과 윤호영도 대승적 차원에서 화해를 한다면 팬들의 마음이 더 훈훈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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