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오성의 남다른 아우라가 시선을 압도한다. 유오성은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극을 이끄는 한 축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유오성은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금요드라마 ‘스파이’에서 북한 공작원 황기철 역으로 분했다. 눈 하나 깜빡 하지 않고 사람을 불에 태워 죽이는 살인마 황기철은 한때 사랑했던 전직 북한 정보원 혜림(배종옥 분), 또 그의 아들인 국정원 요원 선우(김재중 분)를 목표로 한 공작을 펼치면서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가능하게 했다.
유오성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황기철 역으로 분해 배종옥과의 짜릿한 나이프 액션은 물론 서늘한 미소만으로도 오금이 저리게 만드는 절대 카리스마를 대방출하며 가족 첩보극 ‘스파이’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비쩍 마른 얼굴에서 쏘아내는 강렬한 눈빛과 그와는 반대로 감정이 실리지 않은 말투가 그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유오성은 황기철 역에 대해 “악역이 아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설명한 바 있지만, 혜림을 도망갈 틈 없이 협박하고 표정 없이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그의 모습은 그 어떤 악역보다 독하고 강력해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유오성은 지난해 9월 종영한 '조선총잡이'에서도 역대급 악역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박원신 역으로 분했던 그는 주인공 윤강(이준기 분)이 총잡이로 거듭나야하는 이유를 제공하면서 그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 극의 한 축을 단단하게 지탱했던 유오성은 말보단 역시 눈빛으로 화면을 압도하며 강력한 악역으로 활약했지만, 이면에는 딸 혜원(전혜빈 분)을 위해서는 못 할 게 없는 딸바보로 뜨거운 부성애를 그려내기도 하면서 더욱 입체적인 인물을 완성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유오성의 카리스마는 단 한편으로 이야기를 마쳐야 하는 단막극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한 순간에 시청자를 몰입하게 하는 그의 강렬한 이미지는 ‘드라마스페셜-마귀’에서 한때 전설의 파발꾼이었으나 지금은 절름발이에 노름판에서 빚을 지고 딸까지 잃게 생긴 인물인 문복을 연기하면서, 삶에 지친 공허한 눈빛으로 위기에 처한 그의 삶을 실감나게 표현해낸 바 있다.
이처럼 유오성의 카리스마는 단순히 악역에만 활용되지 않는다. 유오성은 동수(장동건 분)를 살해한 혐의로 17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부산 건달 이준석이 출소, 17년 후 이야기를 그린 ‘친구2’(2013)에서 강했던 준석의 위기감과 외로움을 울림 있게 그려내면서 12년 만에 돌아온 ‘친구’의 향수를 기억하는 관객에 색다른 감동을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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