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오만과 경기 시작 1시간 30여 분을 앞두고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수중전을 치르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4시 캔버라 스티다움서 오만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한국과 오만의 수중전 가능성은 결국 현실이 됐다. 경기가 펼쳐지는 캔버라 스타디움에 예사롭지 않은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킥오프 1시간 30여 분 전인 오후 2시 30분부터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기상예보에 따르면 경기 내내 비는 쉽사리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작 시간인 오후 4시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수확률이 61%, 오후 5시엔 66%, 경기가 끝난 시간인 오후 6시엔 비올 확률이 73%까지 오르는 것으로 예보됐다.
수중전이 될 경우 한국에 유리할 수 있다. 당초 캔버라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지역 중 가장 더운 곳으로 꼽혔다. 한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았다. 설상가상 오만전이 뙤약볕이 내리쬐는 낮 경기로 펼쳐져 우려가 일었다. 반면 무더위가 익숙한 오만 선수들은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빗줄기가 떨어지면서 태극전사들이 미소를 지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 카타르 무대에서 뛰는 남태희(레퀴야)는 "비가 오면 한국에 유리할 것"이라며 비가 올 경우 익숙치 않은 오만이 고전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다만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오만이 밀집수비로 나올 경우 이를 깨기 위해서는 세밀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수중전을 치르면 세밀한 공격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무더위 만큼 체력 소모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물기를 머금은 중거리 슈팅은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양날의 검이다.
변수가 현실이 되며 슈틸리케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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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