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 공효진,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특별한 능력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1.10 14: 58

분명 사람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상대방을 웃게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블리'라는 별명이 붙여졌을 것이다.
배우 공효진은 현재 공연 중인 '리타'(연출 황재헌, Educating Rita)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연극 '리타'는 영국의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에 의해 초연된 작품으로 주부 미용사 리타가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그곳에서 권태로운 삶에 빠져있던 ‘프랭크’ 교수를 만나 두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를 그린 작품.

공효진표 '리타'는 한 마디로 '공블리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공효진의 리타를 보면 "본능적이고, 직관적으로 연기하는데 이게 거부할 수 없는 설득력이 있다. 공블리라고 하는 데에 이유가 있구나 생각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설득을 시키는 매력이 있는 배우"라는 황재헌 연출가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
끊이지 않고 속사포처럼 터져나오는 빠른 대사에도 마치 '쉼표'가 다른 듯한 공효진 특유의 대사법을 녹아 있다. 여기에 익히 많이 보아온 공효진의 신경질적이고, 귀엽고, 어딘가 불쌍하고 안타깝고, 그러다가도 아기처럼 티 없이 해맑게 웃는 등 여러 표정이 시시각각 얼굴에 드러난다. 리타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공효진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실제 공효진이 아니라 TV나 영화 속 공효진과 말이다.
하지만 무대 위 공효진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는 '생명력'이 있다. 바짝 마른 몸에서도 기운이 넘친다.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아예 극의 분위기를 바꾼다. 그렇기에 관객은 공효진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리타에 감정 이입할 수 있다. 리타가 느끼고 열망하고 변화하는 섬세한 감정선에 따라가며 그를 숨 죽여 지켜보게 된다.
그 과정이 지루하지 않은 것은 공효진이 주는 웃음 때문이다. "(제) 머리가 텅텅 비었어요"라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개그 같은 대사,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귀여운(?) 욕지거리에도 빵빵 웃음이 터진다. 개그우먼도 감초 조연도 아닌, 그 아우라넘치는 '여.배.우'란 사람들을 보며 대중이 이렇게 웃은 적이 있었던가. 그것은 아무리 여배우가 재미있는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마치 계산되지 않은 듯한 순수한 연기는 '솔직함'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는다. 극 중 프랭키 교수 역시 공효진표 리타의 이런 사랑스러움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며 변화하게 됐을 것이다. 황제헌 연출가는 "공효진은 얄미운 리타"라고 했다고 하지만, 정확히는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얄미운 리타"다. 
리타가 프랭키 박사까지 변화시키려면, 즉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바꾸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에너지가 있어야할까. 그 점에서 공효진이기에 설득되는 부분이 있다.
공효진의 경우 이번이 첫 연극 도전이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해 오던 그가 15년 연기인생 처음으로 도전하는 연극무대다. "연습하면서 제 무덤을 제가 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잠도 못 이룰 정도로 '리타'를 걱정했지만, 특유의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그 장점은 여전히 무대 위에서도 통하고 있었다.
한편 '리타'는 2015년 2월 1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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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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