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만] 한국, 오만 '밀집 수비' 이렇게 뚫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10 15: 52

한국이 오만의 촘촘한 밀집 수비를 어렵사리 깨트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 캔버라 스티다움서 열린 오만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서 전반 추가시간 조영철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귀중한 첫 승이다. 이날 승점 3을 추가한 한국은 호주에 골득실 뒤진 2위에 자리하며 8강행의 순탄한 길을 열었다. 오는 13일 쿠웨이트, 17일 호주와 조별리그 2, 3차전을 앞두고 발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게 됐다.

주장 기성용은 전날 결전을 앞두고 "개인의 능력에 의지하면 안되지만 때로는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해서 골을 넣은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경기를 지배하면서 공간이 열렸을 때 공격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고 밀집 수비를 깰 비책을 밝혔다.
슈틸리케호 황태자인 남태희는 "감독님이 중앙에 수비수들이 밀집해 있을테니 많이 끌어내리라고 했다"면서 "경험상 중동팀은 선제골이 빨리 들어가면 경이 운영이 더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근호도 비슷한 뜻을 나타냈다. "오만을 분석해 보니 가운데 밀집 수비를 많이 한다. 측면 쪽에서 많이 풀어나가겠다"며 해답을 제시했다.
예상대로였다. 폴 르 갱 오만 감독은 이날 극단적인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내세웠다. 시작과 동시에 5명의 수비수들이 파이브백을 형성하며 엉덩이를 뺐다. 앞선의 압둘아지즈 알 마크발리와 카심 사이드의 역습을 제외하곤 8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수비에 전념했다.
한국은 오만의 밀집 수비에 꽤나 고전했다. 가짜공격수 조영철을 필두로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이 2선을 형성했지만 좀체 활로를 갤척하지 못했다. 더욱이 간간이 나온 날카로운 공격도 골대를 맞히거나 상대 주장인 알리 알 합시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오만의 역습도 꽤나 날카로웠다. 움츠리고 있다 공격 시엔 마크발리와 사이드 외에도 2선의 모하메드 알리 시야비까지 순식간에 공격에 가담하며 한국의 뒷마당을 위협했다. 한국이 전반 초중반 여러 차례 위기를 내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위기의 순간 '구조 듀오' 구자철(마인츠)과 조영철(카타르SC)이 해결사로 떠올랐다. 구자철의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향해 날카롭게 향했고, 알 합시가 쳐낸 공을 조영철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수비수보다 뒤에 있던 조영철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뽑아낸 의지의 골이었다.
숨은 공헌자도 있었다. '쌍용'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이청용(볼튼)이 주인공이다. 캡틴 기성용은 포백 바로 앞에 위치해 주장 완장의 품격을 뽐냈다. 자로 잰 듯한 택배 패스로 오만의 빈 구석구석을 노렸다. 이청용은 오른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좌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오만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선제골 장면도 이청용의 패스에서 시작됐을 정도로 당당히 공격의 중심에 섰다.
슈틸리케호가 '구조' 듀오의 활약과 '쌍용'의 가세로 오만의 밀집 수비를 힘겹게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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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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