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클래스 미드필더가 이끄는 중원은 달랐다. 기성용(26, 스완지 시티)이 가세한 한국의 중원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기성용이 한국의 아시안컵 첫 승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1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캔버라 스타디움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오만과 1차전서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국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4-2-3-1 포메이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기성용은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소화하며 밸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기성용의 존재감은 경기 내내 확실하게 느껴졌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능력은 물론 전방 공격진에게 기회를 내주는 패스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빛난 것은 긴 패스였다. 기성용은 공격진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패스를 시도하며 수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기성용은 전반 7분 중원에서의 긴 패스로 문전으로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정확하게 연결했다. 손흥민의 슈팅은 골이 되지 않았지만 크로스바를 때리며 오만을 놀라게 했다.
정확하게 연결되는 것은 물론 즉시 위협적인 장면으로 이어지는 패스에 오만의 수비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후반 37분에도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이 박스 왼쪽으로 침투하면서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기성용의 뛰어난 패스에 오만은 수비라인을 내려서는 것만이 아니라 중원에서의 압박이 필요해졌다. 자연스럽게 전방 공격진은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 그 결과 전반 47분 조영철의 득점이 나왔다. 구자철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에 걸려 나온 것을 조영철은 견제 없이 손쉽게 따내 골로 연결햇다.
경기력 외적인 면에서도 기성용은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이번 대회서 주장 완장을 찬 기성용은 경기 중 능숙한 영어로 주심들에게 항의와 의사를 전달했다. 또한 후반 막판 한국이 공격에 몰두한 탓에 수비가 약해지자 공격진이 내려오도록 지시하며 그라운드의 사령관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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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