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포스터, 표절VS참고..기준 있을까?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1.10 16: 13

첫 방송 이후 호평을 받은 KBS 2TV 금요드라마 ‘스파이’가 포스터로 인해 난데없는 소동에 휘말렸다. 현재 사용하는 포스터가 2013년 재개봉한 영화 ‘레옹’의 포스터와 유사해 일각에서 이를 두고 ‘포스터를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불거진 것.
'스파이' 한 관계자는 10일 OSEN에 "'스파이' 포스터를 만들 때 '레옹' 포스터의 시안을 참조했다. 이후 '레옹'의 포스터 업체와 원만한 합의를 이뤘던 상황이다"라며 "문제가 될 경우 포스터를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일부 네티즌은 총을 들고 벽을 기대 서 있는 두 인물의 구도와 인물들의 뒤로 제목이 적혀 있는 점이 비슷한 점을 들어 ''스파이'가 '레옹'의 포스터를 표절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는 기사화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비난 여론을 불러 일으켰다.

유사한 포스터로 인해 논란에 휩싸인 경우는 최근에도 한 차례 있었다.
MBC는 지난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의 대상 후보 포스터가 2009년 미국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의 포스터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곤욕을 치렀다. 당시 MBC 측은 OSEN에 “표절이 아니다. 저작권이 없는 디자인의 한 장르다”라며 "지난 29일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 포스터가 표절됐다는 이야기가 흘렀으나 이는 성립이 될 수 없는 이야기다. 타이포그래피는 저작권이 없는 활자를 이용한 디자인의 한 장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사용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 유사하게 사용된 것에 대한 오해다"라고 덧붙였었다.
실제 MBC 방송연예대상 후보 포스터나 ‘스파이’의 포스터는 유사하다고 제기된 포스터들과 흡사한 모양을 띄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측에서는 무조건 표절로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이 있다. 디자인업계에서는 콘셉트를 참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게 업계종사자의 전언이다.
한 디자인업계 종사자는 OSEN과의 통화에서 '스파이' 포스터에 대해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표절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완전히 똑같다기 보다는 구도와 콘셉트를 같게 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디자이너들이 콘셉트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너무 비슷하게 갈 경우에는 양심의 문제가 있지만 표절이라고 보지는 않아서 법적인 문제로 번지는 경우는 적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스파이' 포스터의 경우 저런 콘셉트가 드라마의 내용이나 장르를 시청자들이 잘 파악할 수 있어 콘셉트를 참고 한 것 같다"고 생각을 덧붙였다.
연예계 표절 관련 논란은 영화, 가요, 방송에 관계없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다. 그러나 언제나 기준이 모호해 확실한 결말을 맺지 못하는 게 부지기수다. '스파이'의 경우 당사자들간의 합의가 있어 사실상은 논란이 일단락된 상황. 표절과 참고의 기준이 모호한 가운데 계속 불거지기만 하는 논란에 확실한 해답이 있는지 의문이다. 
한편 '스파이'는 전직 스파이이자 지금은 평범한 가정주부인 어머니가 국정원 소속인 아들을 포섭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임무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가족첩보드라마. 영국 가디언지에 '2014년 당신이 놓치면 안 되는 세계 드라마 6편'에 선정되는 등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는 이스라엘 드라마 '마이스(MICE)'가 원작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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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레옹'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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